한때 모 방송프로에 먹거리 고발 프로가 있었다. 워낙 세상이 불투명하다보니 먹을꺼리 하나 제대로 믿고 먹을 것이 없을 것 같아 서글프기도 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와는 반대로 ‘착한 식당’에 대한 소개 코너도 생겨났다. ‘착한 식당’으로 선정되는 입장에서는 매우 긍지를 가지고 영업을 하게 되었다. 일종의 청량제 역할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

언젠가 강원도 횡성 어느 산골에 메밀묵 음식점이 착한 식당으로 소개되었는데 직접 메밀을 재배하여 반죽을 해 놓고 있다가 손님이 오면 즉석에서 삶아서 제공하는 식당이었다. 매우 신선하게 생각되었다. 태백호스피스로 강의를 가는 길에 잠깐 들렀는데 기분이 좋아서 인지 배나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더 신선한 느낌을 주는 식당을 보았다.

‘착한 식당’으로 선정이 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는 분이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많이 알려지면 그만치 손님이 많이 찾을 것이고, 많이 팔다보면 그만치 순수해지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끝내 취재를 거부하여 아쉬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아! 이런 바보같은 순수가 있나?”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렇다. 좋은 일이라도 욕심은 금물이다. 주변에 민폐와 고통과 심지어는 상처가 따르기도 한다. 좋은 일한다면서 상처까지 주는 일은 주님이 원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

지금은 믿음이 필요한 시대다.

뿌연 안개와 같이 불확실성 속에서 살고 있다. 이따금씩은 우리의 정신을 청명하게 해 주는 신선한 일들이 필요하다.

지금은 철저히 계산기를 앞세워야 살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거의 모든 것을 돈으로만 가치를 환산하려 한다. 일단 돈이 되지 않는 일. 물질적으로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은 돈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존재다.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지금 사회 일 부분에서는 조용히 윤리적 소비 운동들이 일어나고 있다.

윤리적 소비 운동이란 어느 정도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의미를 생각하며 의지적으로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자원봉사나 비영리단체를 후원하는 일 같은 것이다. 멋진 시대정신이다. 윤리적 요구에 대한 정답은 착한 가게다! 착한 가게는 의미의 순수성을 유지하되, 윤리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의지적 선택에는 ‘헬퍼스 하이’(HELPER'S HIGH) 현상이 따른다.

‘헬퍼스 하이’란 직접 관계가 없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얻게 되는 최고조의 기분을 말한다.

또한 ‘마더 테레사 효과’도 따른다.

‘마더 테레사 효과’란 남을 도우면서 생기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변화. 즉 마더 테레사 처럼 순수하게 남을 돕는 것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 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데 이를 테레사 효과라고 한다. 테레사 효과는 실제 의학적으로도 입증이 되었다고 한다. 혈압과 콜레스톨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엔돌핀 수치가 정상치의 3배나 분비되어 몸과 마음에 활력을 넘치게 한다. 행 20: 35에서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복이 있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기도 한다.

이 시대는 ‘시간을 금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시대’다.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어 자원봉사를 나와 주신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변함이 없다. 악천후에도 올라 오신다. 그런 날이면 나는 뻔한 레퍼토리를 쓴다. “이런 날이면 오지 않는 것이 정상 아니예요?” 너무 고맙다는 뜻이다. 사람보고는 봉사 다니지 못한다. 오직 주님만 보는 분들이시다. 존경스럽다.

세상에 돈 아깝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경기가 이렇게 어렵다는데도 장바구니를 줄여서 후원을 하고, 사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들리는데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하시며 동참들을 해 주신다.

우리 안호선에는 나와는 일면식(一面識)도 없는 많은 분들도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 나는 이 분들에게 ‘헬퍼스 하이’나 ‘테레사 효과’를 충분히 경험하시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년에 2회씩 공인회계사 등 회계 전문인 감사를 시행하여 결과를 소식지에 보고한다. 또한 기재부로부터는 지정기부금 단체로써 지정을 받아 감사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게시한다. 이는 불신이 깊은 시대에서 안호선이 초심을 잃지 않는 ‘착한 가게’이기를 바라는 모든 회원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투명경영은 시대정신이다. ‘착한가게는 안호선의 핵심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