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시간과 경쟁이라도 하듯 우리들의 삶은 가족과 함께 식사시간은 물론이고 정다운 대화조차 시간에 쫓겨 하루 종일 핸드폰을 손에 달고 다녀야하고,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심 때문에 환경은 오염되고 자연자산은 고갈되어 가고 있다면 역설적인 말이 될까.

그 옛날 태어난 곳에 살다 고향에서 죽어가는 일차원 세계에서, 세상 돌아가는 꼴 보지 않고, 자연의 섭리대로 오랜 기다림과, 익히고 삭힌 음식의 깊은 맛과, 이웃과 벌거벗은 가슴과 가슴으로 전달되는 짙은 인정 속에, 돌고 돌아가도록 만든 길과 싸리문으로 경계삼은 집과 앞마당을 마주보면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던 우리 민족은 참으로 자연을 사랑하는 단일민족이 아니었던가?

60년대만 해도 안양에는 시발택시 2대가 시가지를 질주하면서 손님을 기다리던, 너무나도 조용한 촌 읍이었고 하루일과를 마치고 안양천 물길 찾아 목물을 하노라면 윗물 아랫물에서 조잘대는 아낙네들의 고향이야기를 들으며 집에 돌아와 판상위에서 청운의 꿈을 만들어가던 그런 느린 삶들이 있어왔다면 지금의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3차원을 넘어 4차원의 세상 속에 서넛 평의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지구촌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나라 걱정하느라 울분을 참지 못하는 우리들의 삶이 너무나 피곤하고 분주하다는 생각이 든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내달리는 우리의 삶이 그래서 더 행복해졌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많은 사람들은 자연을 비롯하여 남의 도움 속에 살아가면서도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만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잠시라도 남의 땅을 밟지 않고 살수 없는 인생인데 ,자기아파트 앞에 선을 그어 놓고 네 편 내 편 갈라 이 길로 다니지 말라고 한다.

툭 치면 쓰러질 수밖에 없는 지푸라기 인생임에도 탐욕과 허욕 속에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망상 속에 자기 위주로 살아가기를 좋아 한다.

불꽃과 욕망이라는 것은 더하고 과 할수록 더 커진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의 인류학자 “쓰지 신이치”박사는 느린 삶(slow life)을 통해 환경도 살리고 인성도 회복하자고 외쳐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천천히 걷고, 산책하며 생각하고, 잡담하면서 한가로운 시골길을 걸어가는 풍경을 그려보면서, 달구지 위에 벌떡 누워있는 나 자신을 그려본다.

밥도 천천히 먹고, 사소한 우리의 일상생활을 느리고, 여유 있게, 돌고 돌아가면서 살아보는 것은 어떠할까?

우리나라 동화 속에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 이야기가 생각난다.

재빨리 뛰어오르는 토끼와 느림보 거북이의 경주에서 최종에는 느림보 거북이가 승리한다는 이야기의 결말이 우리들의 삶 속에 던져주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과학이 직선이라면 환경은 곡선이라고 한다.

느리고, 기다리고, 참고 돌아가는 것이 환경이지만 먼 훗날 지나고 보면 불편함을 감수하고 지킨 환경이 더 많은 이득을 우리에게 가져다준다는 자연의 섭리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자.

느긋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 환경이 살고 인성도 살아날 수가 있다는 진리를…….

핸드폰을 귀에 맞대고 건널목을 건너는 일그러진 자화상속에서 우리의 비전과 미래를 만들어 갈수 있을까 말이다.

싱그러운 3월!

이제, 안양시민 함께 모여 안양천을 걸어보자 그리고 나눔과 사랑 화합의 미래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