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설삼용 목사 (안양제일교회 담임)0
본회 이사장0
 
임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쉼없이 흐르는 시간의 허리를 잘라 묵은해와 새해를 나누어 시간의 흐름을 깨닫도록 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우
리 인간에게 주신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90편 12절에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
을 얻게 하소서"라고 하였듯이 우리의 날을 계수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참으로 소중한 지혜일 것
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듯이 시간의 소중함도 느끼지
못합니다. 새해의 밝은 태양이 떠오르는 이 때에 다시금 시간의 소중함을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어거스틴은 시간을 말할 때 현재를 중심으로 말하였습니다. 과거란 현재에서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요 미래는
현재에서 기대하는 시간이기에 시간은 언제나 현재만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시간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크로
노스'와 카이로스' 입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크로노스라고 합니다. 시계는 크로노스의 시간을
표시해 줍니다. 시간을 느끼든지 느끼지 못하든지 계속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시간이며, 하나님께서 만들어 두신 절대적인 시간이요 우주적인 시간입니다. 반면 우리가 의미있게 경험하게
되는 시간은 '카이로스'의 시간입니다 카이로스는 목적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는 시간입니다.
인생을 목적없이 시간만 보내는 사람은 크로노스의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카이로스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인간의 몸
으로 태어나셨습니다. 그리고 목적한 바를 이루시기 위하여 짧은 생애를 사셨습니다. 특히 3년간의 공생애를
통하여 구원사역을 이루셨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인생은 바로 카이로스의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생명있는 동안 시간을 허비하며 크로노스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간동안에
소중한 목적을 가지고 봉사하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은 바로 카이로스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입니다. 하염없이
흘러가는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서 얼마나 많은 카이로스의 시간을 보내는지를 계수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지혜를 가진 사람입니다.
신학자 조나단 에드워드는 일생에 다섯가지 생활지침을 세워놓고 살았다고 합니다. 첫째는 살아있는 한 최대의
노력을 하자.
둘째는 한 순간도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셋째는 타인을 경멸하지 말자. 넷째는 결코 복수심이나 질투하는 마음
에 사로잡히지 말자. 다섯째는 지금 곧 죽는다해도 마음에 거리끼는 일을 하지 말자.
세상에서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바로 시한부의 생명을 살아가는 사람일 것입니다. 무의미하게
흘러가버린 백만년의 시간보다 인생의 소중함을 알고 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지내는 짧은 시간이 더
가치있는 시간입니다. 사실 모든 사람은 시한부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정된 시간을 살고 있지만 그날
수를 계수하지 못하기에 스스로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갑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폭포와 같
다고 합니다. 폭포의 위에서 떨어지기 시작한 물은 반드시 바닥에 부딪히게 됩니다.
위에서 떨어지기 시작하여 바닥에 부딪히기까지의 삶을 사는 사람은 누구나 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입니다
폭포의 떨어지는 물이 시간이라면 폭포 위에 있는 무지개는 영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한정되어 있지만 영원은 항상 그 자리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보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물과 같은 시간의 소중함
을 알고 그 끝을 계수하는 사람은 무지개와 같이 항상 있는 영원의 세계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영원을 바라  
보며 우리 날을 계수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지혜를 가진 사람입니다.
 
시한부 생명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평안과 소망을 전해주며 영원한 세계를 소개하며 하루하루의 존귀
한 생명을 지지해 주고 그 가족에게도 전인적인 치유를 감당하는 호스피스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고 아름다운
봉사를 하는 사람이요 가장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입니다. 보상을 바라지 않고 사랑과 헌신으로 귀한 사
명을 감당하는 호스피스 여러분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임오년 새해에도 크로노스의시간 속에서 카이로스를
만들어 가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