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별가족 나들이 * 강희원 전도사 본회 실행위원   여러분 무지개 모임이라고 아시나요...? 천둥치고 구름이 몰려오고, 아무리 비바람이 몰아쳐도 모든 것이 물러가고 맑은 하늘에 태양이 비추기 시작하 면 맑고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타나듯이 힘들고 고난이 몰려오고 아무리 슬픔이 밀려올지라도 그 마음에 따뜻한 햇살이 비추면 우리는 아름다운 무지개를 바라 볼 수 있게 되지요. 안양호스피스의 유가족 모임. 사랑하는 가족을 사별하고 슬픔과 외로움 속에 있는 유가족 여러분들 스스로가 서로 힘이 되어주며 서로 지지 할 수 있는 모임이 바로 '무지개 모임'입니다. 저번 10월 26일(토) 저희 무지개 모임에서는 야유회를 가졌습니다. 충북 진천을 지나 청주 근처 고 김기창 화백의 '운보의 집'으로 다녀왔지요. 예나 지금이나 그저 소풍을 간다고 하면 마음이 들뜨는 것은 어찌할 수 없나봅니다. 손꼽아 기다리진 않아도 약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답답한 일상 생활을 벗어나 야외에서 한껏 시원한 바람을 쏘이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모든 준비를 마친 그 전날에는 비가 오기 시작하여 무척이나 마음을 졸였습니다. 비가 온다고 하여 한번 연기하였는데, 이번에도 비가 온다면 어떻게 하나.. 그러나 고맙게도 출발 당일에는 날씨가 맑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직 하늘에 구름은 끼어있었 고 바람이 조금 불기는 하였지만 점차로 파란 하늘이 조금씩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한데 어우러져 울고 웃던 유가족, 자원봉사자 그리고 호스피스 간호사들이 서로 대절한 버스를 타고 출 발한 시각이 10가 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가는 도중 준비해온 간식도 나누어 드시면 옆에 앉아있는 분들과 대화도 나누면서 서로의 근황들에 대해 알려주기도 하며 모두들 깔깔대며 웃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목적지 까지 가는 동안 내내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모두들 차에서 내려 상쾌한 공 기를 한껏 들여 마시고 확 트인 들판을 바라보며 모처럼의 일상 생활에서 벗어난 듯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습 니다. 도착 예배 시간에는 '이제는 그만 울자'라는 제목의 설교를 들으며 오히려 그동안 참아 왔던 눈물을 흘려 야만 하기도 하였습니다.점심식사를 마친 후, 저희들 모두는 깨끗이 정돈되고 잘 가꾸어진 넓은 고택과 정원 그리고 미술관 등을 돌아보았습니다. 돌아보는 도중에도 서로들 많은 대화를 하며 그 동안에 마음에 두었던 이 야기, 유가족과 봉사자간의 지나간 이야기 같은 유가족으로서의 힘든 점에 대해 서로를 위로하는 등 모처럼의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정원과 미술관에 전시된 고 '운보 김기창'화백의 작품 등을 보면서, 그 걸작을 만든 천재를 읽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한 '운보'의 무덤과 이곳에 거닐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무엇보 다도 귀하고 위대한 하나님의 걸작인 '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요.   한 천재작가의 걸작들과 유물들이 아름답고 훌륭한 시설 속에서 24시간 엄중히 보호받고 있듯이, 하나님의 위 대한 걸작인 우리 이웃, 지금 이 시간 아무도 돌보지 않는 지하 방 한켠에서 절망과 육신의 고통으로 괴로워하 고 있는 많은 말기암 환우들... 그분들을 모셔다가 이 아름답고 훌륭한 시설에 모셔놓고 24시간 정성을 다해 돌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습니다. 돌아오는 도중 증평 톨게이트를 지나 중부고속도로에 올라서는데 비가 조금씩 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창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내리는 비를 바 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아직도 해는 떠 있다 것을 알았습니다. 문득 한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기사님께서 버스를 길옆에 세우시더니, 모두들 창 밖을 내다보며, "와! 무지개다...!" 우리 조경이 간사 님도 때를 놓칠 새라 셔터를 눌러대고, 누구의 입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좋은신 하나님.. 참 좋으신 하나님.. 우리의 소원을..." 찬양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하나님.. 나의 하나님..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 이 계속 흘러나왔죠.   ...무지개 나들이에 떠오른 무지개... 오는 도중에도 길이 많이 막혔지만 우리는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뭔가 모르게 흐르는 흐믓한 기운이 우리를 종일토록 상기하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흐믓함과 뿌듯함이 헤어진 우리의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 만나는 그 시간까지 지속되기를 간절히 기도 드려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