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스피스 병동 24시를 읽고 * 문은실 호스피스! 방송매체를 통해서 들었고 본 적은 있지만 그래도 생소한 이 호스피스 기관에 내가 몸을 담고 어차피 내 삶에 일부가 되어버릴 줄 상상이나 했을까? 이런 일은 정말로 하나님께 선택받은 자만이 할 수 있는 특수 사역인 것을.... 그 동안 강의를 듣고 또 이 책을 읽으면서 그다지 크게 부담을 느끼진 않았다. 그냥 '아. 그렇게 하면 되는구나'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내 머릿속에 이론으로만 가득 채워졌다. 간증과 사례문을 읽고, 들을 때마다 '할 수 있겠다. 빨리 만나보고 싶다.'라는 이론의 마음만 가득 차 있었다. 그러던 중 임상실습이 있어서 2일간 정해놓고 그 하루를 다녀왔다. 간사님의 설명을 듣고 자신감에 차 병실에 들어가서 환우를 만나는 순간 아무 생각도,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 몸이 뻣뻣해져서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당황했다. 책에서 간 호사님과 봉사자님들은 어떻게 했지, 마음을 가다듬고 같이 방에 들어갔던 선배 권사님께서 하시는 대로 환우 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고 목욕도 시켜 드리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침 그 날은 6명의 환우와 그 가족이 세례 를 받는 날이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을 만나는 이 예식은 일반적으로 베풀어지는 예식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집례하 시는 목사님을 통하여 이 일을 감당케 하신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렸다. 환우를 돌보시는 원장님, 간호사님,환 우들의 영혼을 책임지시는 목사님, 이를 위해 모든 수고와 헌신을 아끼지 아니하시는 모든 분들의 몸짓이 하나 님이 보내신 천사들의 모습을 뵙는 듯 했다. 돌아오면서 내내 호스피스 사무실에 걸려있는 문구를 생각했다. "나는 한 영혼을 사랑함에 있어서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요 10:15)   병실에 다녀와서 나는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었다. 책에 기록된 목사님들, 간호사님들, 자원봉사자님들의 글은 글이 아니었다. 헌신과 수고와 기도와 눈물로 빚어 피워내는 아름다운 향기였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이 거룩한 사역 한복판에 내 자신이 함께 서 있다는 것은 확실히 하나님 의 은혜였다. "겸손히 섬길 수 있는 은혜를 주옵소서. 주님 원하옵기는 안양 호스피스 선교회를 통하여 이 안산 지역에도 안 산 호스피스 선교회가 세워져서 죽어 가는 많은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우리 교회가 쓰임 받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제9기 자원봉사자 교육 과제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