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 수일 전 저희는 모 대학교 호스피스 연구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정호스피스 도구 개발 연구workshop에 참 여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누어주신 기본 자료집을 보면서 저희는 적지 않은 실망을 하였습니다. 그 자료는 현재 호스피스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 31명을 대상으로 한 '말기환자의 needs 이해도 조사지' 였습니다. 여러 항목 중 유독 눈에 띄는 항목이 있었는데, 가령 진단17 '마지막 임종 과정에서 영적지지, 즉 초월적인 힘( 절대자)과의 균형, 관계성을 느끼도록 돕기' 라는 항목에서는 기준 1.0에 간호사군 즉(19명 참여)은 0.81, 의사 군(12명 참여)에서는 겨우 0.71이었습니다. 순간순간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전인적으로 고통하는 말기환우에 대한 care활동의 중심에 서 있는 분들의 영 적 케어에 대한 이해의 폭이 이 정도라는 데에 저희는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호스피스 종사 자들의 궁극적인 관심(목표)은 '죽음 앞에서의 평안' 입니다. 우리가 돌보아야 할 말기환자는 단지 아파하고 불편해 하는 육체적 존재만이 아니고 영적을 포함하는 전인적으 로 고통하고 있는 전인적인 존재하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1995년도 이후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건강의 범주 안에 영적 안녕을 포함시키고 있다는 사 실은 인간에게는 과학으로 쉽게 설명될 수 없는 영적 영역이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적'이란 근본적으로 절대자와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생애 최대의 위기 앞에서 절대자를 찾는 것은 영 적 존재의 본능입니다. 혼수상태?에 빠진 듯한 환자들도 청력이 살아 있어서 자신의 미래를 절대자에게 의탁하 는 임종예배시 여러모로 반응하는 것을 보고는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가 절망하는 환우들에 대하여 정말 효과적인 돌봄을 원한다면 비록 전문적이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전문이 아닌 여러 영역에 대해서도 좀더 넓은 이해와 관심을 가져야만 할 것입니다. 저는 지난 2월에 일어난 '대구지하철방화사건'이 수습되는 과정에서 TV에 비친 '실종자 인정 사망 심사위원회' 책임자의 말을 쉽게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분은 "이제부터 저는 제 자신이 아비규환 불구덩이 지하철 안에 있 다고 생각하고 이 일을 처리하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얼마나 신선한 선언입니까? 우리는 특히 순간순간 다가오는 임종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만일 신(神)이 없다면 만들 어서라도 의지하고 싶은 심정' 이라는 것을 이해하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가 돌보아야 하는 환우들은 현세, 즉 사람, 돈, 의술 등 기타의 여러 조건들을 의지할 대로 의지하여 보았지 만 그것들이 주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이 아무 것도 아니였다는 현실 앞에서 크게 절망하고 있으며 한걸음 더 나 아가서 죽음 이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차라리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으로 환자들은 몸서리치며 절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영적 고통을 우리는 도데체 어떻게 해서 완하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든 호스피스 종사자들의 기본 mind는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