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 기자 임종을 눈앞에 둔 말기 환자들이 죽음의 공포를 덜 고 남은 시간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스피스. 그러나 호스피스를 받아야할 이들임에 도 집안에 방치된 채 쓸쓸히 죽음을 맞는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안양호스피스선교회는 이들을 위해 가정호스피스 훈련과정을 마련,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메트로 병원과 연계하여 작년 11월부터 가정호스피스 실 시해 왔다. 현재 7가정에서 섬김을 실천하고 있는 안양호스피 스선교회 가정호스피스 현장을 직접 탐방했다. 금요일 오후2시. 안양호스피스선교회 자원봉사자들은 간단한 약품과 성경책을 준비해 메트로 병원을 나섰다. 1주일에 두 번 이상 호스피스 환자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는 봉사자들은 차안에서도 줄곧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 만 나눈다. " 김 할머니가 어느 순간 돌아가실 것 같은 생각에 두려워서 근처를 지나가면 꼭 들려서 할머니를 뵙고 가요" " 이 할머니께서는 우리가 가면 항상 '천사 왔네' 라고 좋아하셨는데 지난 식목일에 돌아가셨어요. 아프신 데도 한마디 불평 않던 분이었는데..." 병원에서 차로 20여분 떨어진 곳에서 내린 송정심 권사와 이지연 집사, 최동진 간사는 포장마차에서 순대와 오 뎅을 산 뒤 환자가 있는 집으로 갔다. 3~4평정도 되는 방에 김(84)할머니가 혼자 앉아서 누군가 가져다 놓 은 음식을 먹고 있었다. 혼자 일어설 힘은커녕 다리를 구부릴 힘이 없어 하루종일 누워있는 김할머니는 23세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두 딸을 키워 시집보낸 뒤 현재 가까이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다. 한겨울에도 보일러가 얼지 않을 만큼 온도를 낮추 고 지낸다는 김할머니는 끼니를 제대로 챙기기지 못해 늘 배고프다고 한다며 옆의 자원봉사자가 귀뜀했다. 봉사자들은 보자마자 술을 사왔느냐는 할머니에게 이 집사는 "할머니, 날마다 뭐라고 했어? 술하고 담배는 끊 고 기도하라고 했잖아?" 라고 하며 금방 사온 음식들을 담아 할머니께 드린다. 김할머니는 "좀 덜 아프게 해달 라고 하고, 좋은데 보내 달라고 기도하지..."라고 말했다. 혼자 있으면서 죽을 때 혼자 죽는다고 생각하면 한심 스럽다는 김할머니는 "나는 예수님 믿어도 나 혼자만 믿었지 교회를 못갔어"라며 안타까운 듯 말했다. 할머니와 잠시 대화를 나눈 봉사자들은 재빨리 부엌으로 가서 더운물을 준비하고 실장갑을 이용하여 10분안에 신속하게 목욕시킨다. 김할머니가 일주일 동안 입고 있던 옷은 세탁기에 돌리고 깨끗한 새 옷을 입힌 뒤 엉덩이 관절 욕창에 연고를 발라 주었다. 특별히 준비한 새 이불을 선물하자 할머니는 "이것을 어떻게 다 갚느냐" 며 연 신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이 집사는 천국 가서 만나면 갚을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준비가 끝난 뒤에는 예배를 드린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3:16)' 는 말씀으로 예배를 드린 뒤 두 자원봉사자는 김할 머니가 아픔과 슬픔, 괴로움이 없는 천국에 가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마지막으로 할머니에게 "천국, 거기서 만납 시다'고 말했다.   (크리스천투에이 5월 7일자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