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 써보는 유언장 *
손 ○○집사1
제 11기 교육생

하나님 나라를 가기에 앞서 가족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여유를 갖고 헤어진다는 아픔과 슬픈 마음은 있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이 있기에 당당한 마음으로 글을 써 봅니다.
 
사랑하는 엄마!
그 동안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기도해주
신 덕에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좋은 남편, 자랑스런 남매와 함께 화목하게 잘 살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나의 남편이며 영준, 주현 아빠!
날 위해 그 동안 함께 해준 당신 사랑에 가슴깊이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
매사에 긍정적이었고 겸손했고, 가족들에게 자상했고, 온유했으며 나의 고집에 양보해 주었고, 친정 식구들 어
려움 당했을 때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말없이 도와주었던 당신... 고마웠지만 별로 표현한 적 없었고 오히려
투정하는 나를 미워하지 않고 감싸주던 당신... 정말 고마웠어요.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앞으로는 열심히 교회 나가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 하나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
보여주세요. 그렇다면 더욱 훌륭한 이○원 집사가 될테니까요.
그 동안 내가 원하는 것 모두 들어주던 남편이기에 이 부탁 또한 들어주고 실천해 주리라 믿어요. 진실한 믿음
안에서 살 때 결코 외롭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아들 딸 영준이와 주현이!
이젠 많이 컸으니까 엄마의 손길 닿지 않아도 잘 살아갈 수 있겠지? 자신이 해야 할 일, 해서는 안 될 일 구별할
수 있는 나이가 됐으니까...
엄마는 너희가 지혜롭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했단다. 앞으로 너희 남매
서로 우애하고 아빠께 효도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이 세상에 빛이 되고 때로는 소금이 되며 예수님을 닮아가
며 참된 삶을 살기 원한다.
남은 시간 엄마가 해주지 못한 것들... 하나님께서 모두 채워 주실 것을 엄마는 확신한단다.
 
세상에서의 마지막 부탁의 글...
하나님께서 주신 몸이기에 이제 하나님께로 돌아갑니다.
얼마 전 호스피스 개강식 날, 김승주 목사님께서 말씀하셨죠. “성도의 죽음은 작은 집에서 큰집으로 이사 가는
것이다” 라고... 나는 그때 그 말씀에 마음 깊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모두 슬퍼하지 말고 저에게는 소망이 있으니까 기쁜 마음으로 모든 일에 협조해 주길 바래요. 만약 제 몸에 조
금이라도 쓰임 받을 수 있는 장기가 있다면 꼭 필요로 하는 환우들에게 나누어주시고 화장시켜 주세요. 만약 그
렇게만 된다면 세상 살면서 별로 한 일이 없었던 나에게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유익이 되었다는 것에 대하
여 큰 위로가 될 거예요.
제가 살면서 가장 좋아했던 성경구절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와 좋아했던 찬
송은 “너 근심 걱정 말아라”,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있고”였답니다. 기억해 주시고 제 생각 날 때에 제가 좋아했
던 성경, 찬송 역시 함께 불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