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승 주 본회 실무책임자   들어가면서   얼마 전, 제가 서울 J기관에서 호스피스 강의를 할 때 였습니다. 실무자와 잠시 대담을 나누는 가운데 그 분은 “ 호스피스교육은 이것으로 마쳐야 할 것 같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어렵사리 강사진과 장소를 확 보하고 주변 교회들을 순회하며 교육 참여를 부탁드렸더니 대부분의 교회가 “호스피스 교육도 좋지만 교회에 더 바쁜 일이 있어서.....”라며 사실상 참여를 거부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맥이 빠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보다도 선생님 자신이 호스피스사역이 교회에 꼭 필요한 사역이라는 신념이 있으면 그래도 계속하셔야지요. 하시다 보면 언제인가는 주변 교회들도 이해할 때가 오지 않겠습니까”며 위로와 격려를 해 드 렸습니다. 호스피스사역의 역사성을 찾자면 기독교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참 은혜를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한사마리아인(눅10장)처럼 살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어느 날 갑자기 강도(복병)인 치유불가 선고를 받고 고 통 하는 말기암환자들이 있다면 절대로 그냥 지나쳐 지나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와 호스피스 사역 은 자연스럽게 맥을 같이 해온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교회들이 호스피스에 대하여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아직 호스피스사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비롯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에 저는 지면이 허락하는 데로 ‘교회와 호스피스’의 관계. 즉, 교회 안에서 호스피스사역이 주는 의미와 유익 성 등을 중심으로 몇 회 분의 지상강좌를 개설하고져 합니다. 바라옵기는 금번의 강좌가 그 동안의 교회의 호스피스사역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불식시키고 소극적인 자세 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는 기회가 되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첫째. 의 미   1. 교회의 본질적인 사역이다. 주님은 히 2:12에서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어 종노릇하는 모든 자들을 놓아 주려 하심이니...”라고 하 셨습니다. 주님이 오신 목적을 한마디로 압축한 말씀입니다. 성육신하신 이유도...십자가에 죽으심도...부활하 심도...한마디로 말하자면 우리로 하여금 ‘죽음으로부터의 자유케 함’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엡1:23에서는 “교회는 그의 몸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교회관이 진정으로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면, 주님과 같은 정체감 및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죽음이 두려워서 마지막 잎새와 같이 떨고 있는 이들을 붙잡아주고,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을 지고 고통 하는 이들의 짐을 나누어지자는 호스피스사역은 주님의 몸을 자처하는 교회의 가장 핵심적인 사명입니다. ‘다른 일부터 하고...’가 아니라 바로 ‘이 일부터 하고...’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습니다. 하나같이 자기네가 참 종교라고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종교백화점이 라고 비아냥도 거립니다. 그렇다면 어떤 종교가 참 종교일까요? 그 기준은 ‘ 다가오는 죽음에 대하여 과연 어떤 종교가 가장 희망적인 답변을 주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우리가 기독교를 선택하게 된 가 장 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입니다.(요11:25) 지금 우리나라에는 해외 선교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세계선교의 축(軸)이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옮겨지고 있다고도 합니다. 우리 역시 복음의 빚을 진 나라로써... 더욱이 세계 10위권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경 제대국으로써... 해외 선교는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웬만한 규모의 교회들은 단독 선교사를 파송 하던가 혹 은 미자립 교회라 할지라도 협력선교로 참여하는 교회가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저는 ‘참으로 멋이 있다’는 생각 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것이 있습니다. 해외선교의 동기 부여는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1:8)시던 말씀에서 부터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할 것은, 땅 끝으로 향하는 해외 선교의 진정한 목표가 어떤 사업성이나 이벤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곳 사람들의 고귀한 생명(영혼)에 있다면, 우리는 장소나 지역적 차원에서의 땅 끝만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 에서 생애의 땅 끝에 내 몰린 이들의 고귀한 생명(영혼)에 대하여서도 동일하게 선교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니, 시간의 시급(時急)성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 문제가 더 우선시 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사역의 목표는 평안이다   불신자에게는 구원으로의 초청을 저는 안호선에서의 10년째, 약 1400명 가까이의 임종 환우 분들과 울고 웃으면서 지내오고 있습니다. 많은 불 신자들이 절대 한계상황에 이르면 본능적으로 절대자를 찾고 있습니다. (6월말 현재 268명 세례) 그들에게는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구원에 대한 갈급함이 있습니다. 복음 안에는 그러한 이들의 갈급함을 단번에 해 소시켜 줄 수 있는 위대한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복음을 진실하게 받아드린 이들의 공통점은 놀랍도록 평안 해 한다는 것입니다.(요14:27)   신앙인에게는 확신을 그런데 호스피스 현장에서 가끔씩 경험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평상시 교회 내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던 분 들도 막상 자신의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는 그 죽음의 무게에 눌리게 되어 말을 잃고 어두운 얼굴을 하거나 깊은 잠을 못 이루고 깜짝 깜짝 놀래거나 심지어는 죽음의 순간까지 하나님을 원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구 원의 확신이 없는 것입니다. 구원을 받은 것(주님만이 아실일이지만...)과 확신을 가지고 사는 것과는 별개일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교회는 구원의 확신을 도와야 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종종 끝까지 치유 내지 연장을 위한 기적에만 올-인 함으로써 확신 속에 차분히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귀한 생명의 탄생에는 준비가 필요한 것처럼 아름다운 죽음에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교회는 영생의 바른 이해(존재론적 변화.요4:24-25)를 통하여 구원을 확신(천국입성을 보장.요14:1,)시켜주고 그런 의미에서 죽음을 끝이 아닌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드리고 나머지 시간들을 의미 있게 보내도록 도와야 합 니다. 지난 시간들을 반추(反芻)하면서 감사와 함께 그동안 본의 아니게 왜곡(상처)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관 계(절대자, 사람, 소유 등)들을 다시 회복하게 하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사모함(고후5:1-2,8)으로 지낼 수 있도 록 도와야 합니다. 치유불가를 선고 받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은 개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기 간입니다. 주변에 있는 분들은 이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나머지 기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이들의 공통점은 평안입니다. 저는 가끔, 교회 경로대학이나 지역 노인복지센터 등에서 강의를 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수많은 임종 자들의 다양한 경우를 소개하며 주로 ‘행복한 노년’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합니다. 즉, 미래(내세)가 준비되어 야 여생이 행복해 질수 있다는 것과 물론 그것은 ‘오직 예수’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결론으로 제시하면서 말입니 다.(요14:6) 어르신 대부분은 죽음의 문제가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서인지 매우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때마다 저희 병동에 계신 분들의 생활(죽음 앞에서도 평온히 지내시는 모습) 등을 소개하면 그것이 과연 사실인가?를 확인하기 위하여 일부러 병동을 방문하시는 어르신들도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연간 약 25만 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약 10만 명의 신규 암환자가 발생하고, 약 6만 명...그러니까 국민의 4분지1이 암으로 사망하는 이른바 ‘암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시대적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년전부터 보건복지부에 암관리과를 신설하였고 국립 암센터를 세우고 보험공단을 통하여 암환자 등록사업과 보건소를 통한 재가 암환자관리 사업을 시작했으며 가까운 기간 내의 시행을 위하여 호스피스 제도 화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교회는 이렇게 돌아가는 시대적 사회적 상황을 직시(直視)해야 합니다. 그리고 살아가다가 어느 날 복병(강도)인 말기 암을 선고 받고 다가오는 죽음이 두려워서 떨고 있는 이웃들(성 도들)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사마리아인으로써의 소임(所任)을 감당해야만 할 것입니다. 죽음 앞에 눌려 있는 이들을 자유케 해주는 호스피스사역은 은사에 따라 취사선택(取捨選擇)할 선교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니라 가장 우선시 되어야할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