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김승주 (한국호스피스협회 홍보이사, 안양호스피스선교회)1111   인간은 전인적인 존재이다. 따라서 말기 암 환우분들이 겪게 되는 고통도 전인적이다. 형용키 어려운 통증을 비롯한 갖가 지의 신체적 부조화와 정서(마음)적 고통, 운명적 소외에 대한 사회적 고통, 그리고 영적인 존재로써 겪게 되는 영적 고통 이 그것이다. 그런데 영적고통과 관련하여 우선 인간이 과연 영적인 존재인가? 하는 질문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대한 해답 은 성경 말씀 외에도 대략 2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1. 과학적 동의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충분히 검증된 이론을 근거로 해서 정책을 세우고 추진해 가는 이른바 과학적 사고에 바탕을 둔 행 정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강의 범주 안에 '영적건강'이 포함된 지 이미 오래된다. 인간에게는 육체와 정신 및 사회적 건강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어떤 영역이 있고 그것이 곧 영혼의 세계라는 것이다. 이른바 과학 만능시 대에 과학이 영혼의 실체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2. 경험이다. 모든 생명체는 태양을 중심으로 생명을 영위해 나간다. 마찬가지로 모든 영적 존재는 존재의 근원이 되는 절대자를 중심으 로 그 존재를 영위해 가고 있다. 그런데 평상시에는 이 관계가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다가 그 관계가 결정적으로 입 증되는 때가 있다. 즉 위기를 맞이할 때 모든 영적 존재는 본능적으로 절대자를 찾지 아니할 수가 없다. 우리 선교회에서는 지금까지 260분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많은 이들이 눈물 속에 세례를 받고 있다. 하나같이 생애의 최대위기에서 본능적으 로 절대자를 찾게 된 것이다.(눅15:17-20)   사람들은 편안과 평안이 균형이 잡혀 있을 때 행복해 한다. 그런데 호스피스 환우들은 편안하지 않다. 결국은 그 편안치 않 음이 극에 달하였을 때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제 절대적 한계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평안이다. 요즈음은 웰 -빙 바람에 이어서 '어떻게 하면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하는 데에 관심을 가지고 웰-다잉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그런데 평안 없이는 웰-다잉이란 있을 수 없다. 결국 호스피스 돌봄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의 평안'이다. 일찍이 절대위기 상황 하에서 인간에 정말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계시는 주님은, "이제는 떠나 야한다는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위축될 대로 위축되어 있는 제자들을 향하여 편안이 아닌 평안을 주겠다고 하셨다(요14: 27)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죽음 앞에서도 평안할 수 있겠는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요인을 찾아내고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미쳐 다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죽어가는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고통',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겪게 되는 영적 고통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영적인 존재로써 겪게 되는 가장 본질적인 고통이다. 사람들이 미래를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심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이것은 죄책감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다. (롬3:10. 6:23). 그런데 그토록 두려움을 주는 심판의 문제를 단번에 해소시킬 수 있는 긴급 조치성 약속들이 있다. 곧 롬8:1에서는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라고 하였고, 요5:24 에서는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라고 한 것이 그 것이다. 이 말씀들을 인격적으로 신뢰하고 받아 드리면,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도 평안할 수 있는 근본적인 근거가 바로 여 기에 있고, 우리가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것을 아는 우리가 어찌 복음 전하는 일에 소홀히 할 수 있으며, 더욱이 다른 사람의 복음전파 행위를 호스피스현장에서도 전도한다고 폄하(貶下)할 수 있단 말 인가? 상대가 이해를 못하면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여서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이해를 하도록하여 본질적인 과제를 해결하 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한 생명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한.호.협은 종교적, 문화적 가치가 다양한 학술단체나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모인 연합체가 아니다. 예수만이 생명의 길이라고 굳게 믿고 예수를 통해야만 죽음 앞에서도 평안할 수 있다(요14:6,1~2)고 고백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바울은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던지 못 얻던지 항상 힘쓰라"(딤후4:2)고 하였고,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 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갈1:8)고까지 하였다. 왜 그렇게까지 강압적인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일까? 복음만이 구원(=진정한 의미에서의 죽음 앞에서도 평안이 가능함)의 유일한 방편이 되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행4:12) 우리는 "내가 기독교인이 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종교도 존중한다" 라는 말을 할 때에는 좀 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인간적(인격적)인 배려를 이해할 수는 있으나, 자칫하면 타 종교의 구원관을 용인한다는 말로 오해를 부를 수가 있고, 이 는 마치, 앞에 있는 폭포를 모르고 흘러가고 있는 쪽배를 보면서도 "너만 괜찮으면 괜찮다"라고 말하는 경우와 같은 결과 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분초(分秒)를 다투는 호스피스 현장에서의 언어적 유희(遊戱)는 곤란하다. 히2:15에서는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어 종노릇하는 모든 이들을 놓아주려 하심이니..."라고 하였다.예수 님의 오신 목적을 두고 하는 말씀이다. 이제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다. 오시는 예수님을 생각하여 깊이 있게 묵상해야 할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