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어제 12월 31일 아침에는 그 동안 모시고 있던 김ㅇ이 할머니의 장례식 집례를 하였습니다. 대단히 외로운 가정
이었습니다. 작은 영구차 절반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으로 괴로워하시는 가운데서도 예수님을 영
접하고 떨리는 손을 들어 서약하시던 모습, 세례증서를 받아 드시고 정말 어린아이 같이 좋아하시는 모습, 어느
날인가는 식사기도를 하는 모습에 놀란 봉사자들의 의아한 시선에 "믿으려면 확실히 믿어야 하지..." 라고 의지
를 보이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할머니였습니다.
 
새벽 3시에 상태가 급속이 나빠진다는 배간호사의 연락을 받고 병실로 뛰어가니 외아들 혼자 임종 대기실을 지
키고 있었습니다. 불신자 아들의 동의를 얻어 간호사와 셋이서 그야말로 조용한 임종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
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마치 주무시는 듯이... 지극히 평안한 모습으
로...
 
임종시의 평안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세에 대한 소망과 확신, 그리고 스데반처럼 그 시간에
영안이 열려 하늘을 보는 자만이 보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인 것입니다.
 
김 할머니는 우리에게 그간의 어려움을 잊고 큰 보람을 갖게 하신 분 중의 한 분이셨습니다.
 
지금 저는 한해의 마지막을 사랑하는 환우의 선종봉사로 마친 후, 잠시 지난 날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
습니다. 1998년 원년에 하나님께서 친히 하신 일들을 회고하면서 1999년은 또 어떤 일들을 이루실것인가에 대
한 부푼 기대속에 출발한 한해였습니다. 저희들의 기대는 기대로만 그치지 않았고, 1년동안 섬긴분만도 무려
115분, 자원봉사자 교육생(2,3기) 196명 배출 의료비만도 약 23,000,000원을 대납하여 드림으로써 소위 "돈 걱
정없는, 전인적으로 평안한 죽음"을 도우려고 노력도 하였습니다
 
지난 9월에는 장기주간을 맞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격려가 담긴 표창장을 받기도 하였고, 11월에는 제
1기 자원봉사자 회장이 안양시장 표창수상, 12월 22에는 제 1기 자원봉사자외 부회장이 안양시에서 주관한 '자
원봉사자 대회' 에서 대표적 봉사 사례로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거택 요양중인 초, 중기 환자들을 섬기기 위한 Day care(주간 호스피스) 적립금도 약 10,000,000원이 적
립되었습니다. 시설 마련을 위해서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액수이지만 저희들이 이 일에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을 주님께 알리는 일을 일차적 목표로 삼고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항상 '겨자씨만한 꿈'을 통해서
일을 하시는 분이심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었습니다.
 
이런 축복속에서도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극히 제한적인 조건으로 인하여 '유가족 사별 관리'가 그리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전화로 심방하
여 위로와 격려의 사역을 해오고는 있습니다만 외롭고 상처받은 심령을 더욱 가까이에서 피부에 닿는 섬김을
하지 못했다는 미안함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에 금년에는 상근 봉사자를 확충하여 병동내 봉사자 상주 시간을
늘리고 (아침 8:00 ~ 밤 10:00) 동시에 유가족 사별 관리에 보다 적극적인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여 섬김의 폭을
넓히고져 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선교 동역자 여러분!
 
그동안에 보여주신 애정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서 다시한번 간곡한 부탁의 말씀이 있습니
다. 그것은 기도의 부탁입니다. 저희들의 섬김은 싸움입니다.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닌 영적인 싸움입니다. 힘들
고 지칠때도 있습니다만. 이따금씩 "기도하고 있습니다" 라는 말씀을 들을때면 천군의 원군을 얻는 기쁨을 경험
하고 합니다. 다시한번 그 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주안에서 섬기시는 교회와 가정에 평안이 늘 함께 하시기
를 기도드립니다. (1월 1일 송구영신예배를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