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삼용 목사 (안양제일교회 담임)
본회 자문위원
 
현대는 적어도 한 곳 이상의 시민단체에 가입해서 회비도 내고 자원봉사도 하는 사람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이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로 수고하시게 된것은 참으로 현대인의 조건에 합당한 일이라
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도 앞으로는 내가 노력한 시간, 물질까지 바쳐서 봉사하는 그런 어떤 자격증
을 많이 가진 사람들을 우대하는 세상, 또 젊은 청소년들이 그런 자격증 몇 개를 가지고 있었을 때, 그 숫자를
따져서 대학에 입학을 우선 순위로 입학시켜주는 그런 시대가 꼭 올 것입니다.
 
한 고등학교에서 1등, 2등한 두 학생이 하버드대학에 지원했습니다. 1등이 한국학생이었고, 2등이 미국학생이
었지만 하버드 대학에는 1등이었던 학생이 떨어지고 2등이 합격되었다고 합니다. 그 소식을 들은 한국학생 학
부모가 찾아가서 항의했습니다. "우리아이가 1등으로 졸업하고 미국아이가 2등인데, 인종차별을 하느냐, 왜 한
국아이가 떨어져야 하느냐" 하고 항의하니까 대학당국의 답변이 "한국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만 열심히 해서 성
적만 좋지만 미국아이는 방학 때마다 보이스카웃, 해양 소년단, 시골봉사를 다녔으며 또한 미국아이는 기타를
잘 친다. 그러나 한국아이는 악기를 다루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미국아이를 합격시켰다"라고 이유를 밝히
더랍니다. 이 답변을 들은 그 부모는 아무 말도 못하고 물러 나왔다고 합니다.
 
사실... 남을 생각할 줄도 모르고, 음악도 모르는 ...정서적으로 그렇게 고갈된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무얼
하겠습니까? 여러분들의 자녀들은 예능을 꼭 전공하지 않아도 악기 하나쯤은 다룰 수 있는 그런 여유 있는 인
생을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또 그들의 풍요로운 미래를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방학때를 이용해서 그런 자원봉
사를 한 여러가지 경력들을 많이 소요하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현재적 삶은 하나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한번 물어봅시다. 내일 아침 9시 우리 주님께서 불러가시겠다고 오늘 예고를 하신다면 지금
여러분의 표정은 어떠시겠습니까?
 
그 반응에는 먼저 우왕좌왕형이 있습니다.
 
"이제 서둘러서 정리해야 되겠다. 빚도 갚고, 또 어디가서 봉사좀 하고..." 이제 시간이 급하니까 천국에 가기위
해 애쓰는 우왕좌왕형이 있습니다.
 
또 이판사판형이 있습니다.
 
"내가 이때까지 이 모양으로 살았으니 될 때로 되라"며 퍼마시고 그냥 안절부절하는 형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준비완료형이 있습니다.
 
"나는 이미 준비가 끝났으니까 내일 주께서 나를 부르시면 나는 참 기쁘다. 내일 그렇게 소망하던 하늘나라에
내일 가니 얼마나 기쁘냐?" 며 준비를 완료 한 분도 있습니다.
 
허드슨 테일러 목사님이 중국선교를 마치고 미국에 돌아가서 매일 하는 일은 옥상에서 부터 지하실까지 하루한
번씩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입니다. 왜 오를락 내리락 합니까? 다리운동하는 것입니까? 그것이 아닙니다. 옷장
을 열어보고, "주님이 오실때 이 옷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이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느냐?" 하고 그곳에서 몇 개
를 가려내어 없는 이에게 나누어 주고, 또 신발장을 보고, "주님 오실 때 이렇게 여러컬레의 신발을 신고 갈 것
인가?" 필요 없다면은 꺼내어서 없는 이에게 갖다 주자며, 옥상에서 지하실까지 주님이 오실 때 필요없는 것을
가려내는 일들을 매일 한 것입니다. 살아가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호스피스 봉사가 준비완료형, 말하자면 주
님께서 나를 부르시는 날 바로 그날을 준비하는 과정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오늘 성경말씀을 보면,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옷자락을 만진 사람은 여인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방금 죽은 아이를 살리러 가시는 길입니다. 이스라엘은 아열대 기후로 굉장히 덥기 때문에 죽으면 그날이 지나
기 전에 장례를 치루어야 합니다. 이런 긴박한 상황속에서 바쁘신 그 길에 주님께서 멈추어 서셨습니다. 이유는
, 많은 사람들 중에 다급하게 손을 내밀고 내손을 잡고 내 옷자락을 잡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다급
하면 그랬겠느냐? 하시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를 돌아 보시기 위해서 서셨습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들이상대해야할 호스피스 환자들의 심정은 지푸라기 하나라도 잡으려는 그런 심정입니다.
여러분들의 손길이 저들에게는 주의 손길이 되기를 진정으로 축원합니다.
내가 그런 시한부인생을 사는 사람에게 주는 도움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생각하시고 남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가
되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축복인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신학교 다닐깨, 어느날 너무나 아파서 기숙사 식당아주머니 방에서 뒹굴고 있는데 한해 선배가 다가와서
제 손을 꼭 잡고 열심히 기도해주던 그때, 그 손길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제가 목회자로서 가는데마다 방문하고 위로하고 용기를 주로 있습니다만 그때를 생각하면 "내가 정말
멋있구나! 내가 지금 그 사람을 잊을 수 없는데 저 사람은 어떻게 나를 잊을 수 있겠는가? " 하는 것을 생각하곤
합니다.
호스피스... 여러분들은 지금 주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일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25장을 보면 소위 동일성의 신학이 나옵니다. "다칠 때 돌아보고, 나그네 될 때 영접하고, 벗었을 때
입혀주고, 목마를 때 마시게 하고, 병들 때 돌아보게 하고, 이런 사람은 영생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러지 못한 사
람은 영벌에 처하겠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소자가 곧 나다" 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여러
분이 상대하는 '말기암환자가 곧 주님'이라고 생각할 때 우리들의 생각은 지금보다 훨씬 진지해질 수 밖에는 없
을 것입니다.
 
전설에 어느날 마르다가 곧 방문하실 예수님을 위해 열심히 음식 준비를 하는데 노크소리가 납니다. 얼른 손을
닦으면서 "아이구 오셨구나"하며 반가히 문을 열었는데 그 자리에는 어떤 소년이 벌벌 떨며 밥을 달라고 서있습
니다. 마르다는 화가났습니다. "내가 지금 예수님을 위해 식사준비하는데 너를 돌볼 여유가 어디 있는냐 이 다
음에 오라" 하며 쫓아 내었습니다. 또 한참 열심히 일하는데 노크소리가 납니다. "아 이제야 오셨구나"하고 반가
히 문을 여는데, 이번에는 웬 할아버지가 춥다며 몸 좀 녹이고 가자고 서 있습니다. 마르다는 더욱 화가 나서
"내가 지금 할아버지 돌볼 여유가 어디 있오, 이다음에 오시오" 하며 문을 확 닫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가
려던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려서 보니. 그 할아버지는 주님이셨습니다. 사색이 된 마르다가 "주님 제가 잘못했어
요. 주님인줄 몰랐습니다."라고 변명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주님인지 알면 영접하고 모르면 쫓아 내는가? 이것이 오늘날 우리 일반인들의 신앙인 것입니다. 이
러한 때에 우리가 동일성의 신학 말하자면, 여러분이 상대하는 '말기암환자가 곧 주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주님을 상대하듯이 친절로 대하시면 그분들의 메마른 심령이 극적으로 소생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줄로 믿
습니다 이 시대의 '주님의 손'들이 꼭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99. 11.16 자원봉사자 교육 수료식 설교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