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이토록 각박한 세상에서 순수하게 남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는 선행을 실제로 진지하
게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선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우는 것입니다. 그만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일단 시작한 일을 꾸준히 지속하는 일인 것입니다.
거기엔 그만한 살신의 인내심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귀하고 선한 일에 참여했다가 낙심하고 도중에서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쉬워하고 가슴
아파합니다. 이러한 아픔에 대하여 성경은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낙심하지 말찌니..."라는 말씀 안에는 "낙심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
면서도 동시에 "낙심치 마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이해하시는 "낙심할 이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심치 말기를 권고하시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
가? 를 헤아려 보면서 피차간에 새 힘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낙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외롭기 때문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생존경쟁'이니 '무한경쟁'이니 하는 무시무시한 용어를 들으면서 '지면 죽는다'는 생각
으로 '의식화','무장화' 되어 왔습니다. 그렇게 살아 가다보니 '시간이 없어서', '물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
의 여유가 없어서' 남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대적 흐름속에서 남을 생각하면서 산다는 것은 어
쩌면 이 세대의 대체적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고, 세대를 역행하는 만큼 우리는 외로울 수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같은 길을 가는 이가 적은 이 외로움 때문에 낙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보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는 기관 설문지를 보니, '순수 자원봉사자'라는 용어가 있었습니다. 호스피스야 말로 순수한 자원봉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내 힘드려, 내 돈드려, 내 시간들여, 헌신적으로 보살펴 드리던 환우들이 훌쩍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나 버리는 일, 이것이 곧 호스피스 사역의 특성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이해해온 '사랑의 수준'으로는 참으로 감당해 내기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입에 오르내리는 사랑은 상대적이이고 조건부적입니다. 따라서 어는 정도는 유형, 무형의
반대급부적 댓가를 기대하게 됩니다. 여기에 비해서 호스피스는 일방적으로 쏟아 붓기만 하다가 어느날 "뚝!"
끝나버리는 그런 사역인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의인들이 선을 행하다가도 허탈해 하거나 일찍 소진해
버리고 도중에 주저앉고 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우리의 실정을 충분히 이해하신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낙심치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낙심치 말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일의 의미 때문입니다.
이 일은 주님이 하시던 일입니다.
이 일은 주님이 부탁하신 일입니다.
따라서 이 일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주님이 하시다가 부탁하고 가시는 일을 감히 지금 내가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볼 때 그 까짓 외로움 정도로 낙
심할 수 있습니까?
 
이 일의 나중을 알기 때문입니다,
본문에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고 하셨습니다.
기독교인은 또 다른 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 눈은 전자와 같이 현실을 보면서 동시에 그 의미를 보는 눈입
니다, 그리고 그 눈은 지금을 보면서 동시에 나중을 보는 눈입니다.
시 128:6 말씀은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정녕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라"고 하셨습니다. 지혜있는 농
부는 눈물의 씨를 뿌리면서 동시에 들판에 가득찬 결실을 보는 것입니다.
계 22:10 "내가 속히 오리니 내가 줄 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의 일 한대로 갚아 주리라..."라고 하셨습니
다. 지혜있는 사람들은 낙심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도 그날에 씌워질 "썩지 아니할 면류관'을 동시에 보는
것입니다. 이것을 진심으로 볼 수 있는 자라면 이 땅에서 주어지는 썩을 면류관 따위 때문에 낙심하고 앉아 있
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결코 낙심치 마십시다. 주께서도 아시는 일입니다.
끝까지 인내하십시다 이 일로 인하여 한번 크게 웃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1999. 10. 14. 자원봉사자 월례기도회 설교요약)
이달의 말씀본문 (갈라디아서 6장 9절)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치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