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인류 최대의 소망이 있다면 허락 받은 자신의 생애를 다 산 후에, 하나님과 아주 좋은 관계에서 만나는 것일 것
입니다. 원론적 입장에서야 '믿기만 하면 구원을 얻는다'는 말씀에 적극적인 동의를 하면서도, 현실적 입장에서
는 많은 사람들이 "솔직히 그 때 가보아야 아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적지 않은 부담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
한 의견에 뒷받침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마태복음 7:19~23절에서는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가는 것이 아니며, 더구나 주를 위하여 무엇인가를
했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도무지 모르는 자"들이 있을 것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앉아야 할 겁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땅에 있을 때 이미 하나님을 대면한 사람이 있습니다. 부럽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그는 모세입니다.
출애굽기 33:11절에서는 사람이 그 친구와 이야기함과 같이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대면하여 말씀하시며 신명기
34:10절에서는 그 후에는 이스라엘에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일어나지 못하였나니 모세는 여호와께서 대면하여
아시던자요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부터 대면이 가능하다면, 그때 가서의 대면은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이겠습니까? 본문 25절은 "그는 하나니믜 백성과 함께 고난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
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는 "고난이냐? 낙이냐?의 기로에서 과감하게 고난을 선
택한 것입니다. 그는 선택에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무슨 생각이 그로 하여금 이토록 어려운 선택릉 가능케 하였겠습니까?
 
1. "낙은 잠깐이다" 는 생각
 
본문 25절에는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 보다"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듯이 모든 낙은 잠깐인 것입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낙을 특별히 "죄의 낙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확실히 죄에는 낙이 있습니다.
죄를 짓는데 고통이 따르고 무섭고 아프면 죄지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죄에는 짜릿한 쾌감, 남 모르는 즐거
움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좀처럼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즐거움도 잠깐인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소위 '치고 철학'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먹은셈 치고, 가진셈 치고, 입으셈 치고" 이런 생각이 고난을 선택 할 수 있게 했습니다.
 
2. 약자와 함께 하는 것은 주를 위한 고난이다"는 생각
 
본문 26절에서 "주를 위하여 받는 능욕을 ..."라고 하셨습니다.
그가 자진해서 고난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받는 고난을 주를 위하여 받는 고난으로 이
해해했기 때문입니다.
쾌락에는 메시지가 없습니다. 밤새 술먹고, 춤추고, 놀러다니고, 자기자랑이나 자식자랑같은 것에 무슨 메시지
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고난에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더구나 그 고난이 주를 위하여 당하는 고난이라면 메시지는 아주 강한 것입니다. 주를 위한 고난이란 무엇입니
까? 곧 사명입니다. 사명자들이 그 고난을 무릅쓰고 감당해 나갈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메세지'를 끊임없이 듣
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러셨고, 바울이 그래왔고, 또 우리의 믿음의 선배들이 그러한 것입니다.
오늘의 모세도 또한 그의 고난이 주를 위한 고난이라는 메시지를 듣고 있었습니다.
 
3. "상이 있다"는 생각
 
본문 26절에는 "이는 상주심을 바라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공의로우신 분이십니다. 잘못된 일은 반드시 짚고 넘어 가실 분이십니다. 반면에 본의 아니게 당해야
했던 온갖 억울한 일에 대해서는 응당의 보상을 해주는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자신의 백성들을 위하여
헌신, 봉사하고 더구나 고난까지 당하였다며 그 얼마나 큰 상을 예비하시겠습니까?
성경전체가 일관되게 강조하시는 말씀은 "갚아주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그가 계신 것과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찌니라" (히11:6) 따
라서 상을 바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다만 사람에게 베풀되 사람에게는 기대하
지 말라는 것 뿐 입니다.
 
얼마전에 소천하신 고 이 ㅇㅇ 님의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정말 인물이 매우 준수하신 분이었습니다. 훤칠한 키에, 깊은 병환 가운데서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고 애
를 쓰시던 점잖으신 분이셨습니다. 6월의 어느 깊은 밤에 그는 흐느끼는 아내를 뒤로 하고, 하나님믜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싸늘하게 식어가는 시신에 얼굴을 묻고 오랫동안을 통곡을 하던 부인이 눈물이 가득한 체 저를
보며 이야기 하였습니다. 부인은 먼저 가는 남편에게 그간의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합니다.
"여보! 정말 고마웠어요. 우리 애들을 건강한 사회인으로 잘 키워준 것도 감사하고, 지금까지 부족한 저를 사랑
해 준 것도 감사해요... 당신은 정말 성공적 인생을 사셨어요"
그러나 이를 묵묵히 듣고 있던 남편은 전연 뜻밖의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아냐. 나도 지금까지는 그런 줄 알았
는데, 이곳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내가 얼마만큼이나 잘못 살아왔는가를 깨닫게 되었어"라고
정색를 하며 답변을 하더랍니다. 여러분은 임종을 바로 눈앞에 둔 이 분이 과연 어떠한 뜻에서 이런 말을 하셨
다고 생각되십니까?
 
오늘은 우리 이야기를 좀 하십시다. 우리의 호스피스 섬김은 확실히 어려운 일입니다.
시작도 어렵고, 지속하기도 어렵습니다.
물질로 혹은 몸으로 그리고 기도로 병행해야 하는 이 일은 고통이 다릅니다. 확실히 고난의 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사역을 자원하여 선택하는 이유는 " 이 고난은 곧 주를 위한 고난"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
입니다. 그리고 세상은 몰라줘도 "우리 주님은 다 알고 계신다"는 바로 그 믿음과 확신이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여러분!
그날 그 자리에 가보아서 아는 것은 아무래도 불안전합니다.
마치 자기 실력만을 믿고 사전의 모의고사 한번도 치루어 보지도 않은 체, 직통으로 시험장 가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왠지 꺼림직합니다. 아니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가장 안전한 것은 미리 모의고사로 자신의 실력을 수시
로 평가받아 보는 것 , 이것이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그날의 하나님과의 좋은 의미에서의 대면을 진심으
로 원한다면, 우리도 이 땅에 있을 때 하나님과의 대면의 기회를 확실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은 고난의 선
택입니다. 모세처럼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좋아해야 하는것 그
것이 비결입니다. 오늘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역의 의미를 새삼 확인하시고, 그 누가 무어라 해도 좀 더 긍지있는
동역자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