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종교개혁이 있었던 10월이 오면 왠만한 그리스도인들은 한번쯤 개혁자 마틴 루터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
고는 그의 용기에 찬사와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는 우리에게 이토록 두꺼운 성경을 한 눈에 보게 해준
은인입니다. "구원은 어떤 행위나 자기 열심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대속의 공
로)를 믿을 때만이 가능하다" 는 것을 깨닫게 해준 은인입니다.
만일 그의 공헌이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는 여전히 "행동을 반듯하게 해야 천국 갈 수 있다" 는 대물림되는 가르
침 속에서 고달프기 이를 데 없는 고행 길을 걷고 있던지, 아니면 아예 "다 그런거지 뭐..."하면서 뻔뻔스럽게도
이중적 위선자의 길을 걷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개혁자 루터로 인하여 이토록 두꺼운 성경의 핵심이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만 가능하다" 는 데에 있음을
알게 되었고,이렇게 가벼운 자유인의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가지고자 하는 관심은 "그러면 율법은 필요 없다는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이점에 대하여는 결론부터 말해서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본문 22절에는 "네가 보고니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 되었느니라"고 하셨습
니다. 여기에서의 '온전함'이란 오랫동안 도를 쌓아 어떤 경지에 이르렀다는 뜻이 아니라 '말과 행동의 일치' 즉
'믿음의 행동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행함이 구원의 방편 수단이 될 수는 없지만, 이미 구원을 받았다는 사람들에게는 구원받음의 외적
증거로 행함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로마서의 주제는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 입니다. 그런데 야고보서 주제는 "행함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것입
니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입니까? 한 성경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이 둘은 하
나입니다 "뿌리가 살아있다면 열매가 맺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 아니냐?" 는 것입니다.
건강한 신앙은 이 두가지를 이원화시키고 싶어하는 내부로부터의 유혹을 잘 극복하는 신앙입니다.
 
본문 17절에서도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고 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믿음에는 소위
산 믿음과 죽은 믿음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산 믿음을 '행동하는 믿음' 이라고 한다면, '아예 행함의 의지가 없는 관념적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일명 귀
신 믿음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믿음이 아닙니다. 혹평을 하자면 말장난이거나 그저 자기 최면으로 살아가는
사람일뿐입니다
 
본문 22절에 보면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삭을 제단에 드릴 때에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아니냐?" 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창세기 22장 12절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에게는 100세 노구에 얻은 아들 이삭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느날 , 이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는 것이었습니다. 청천벽력의 요구였습니다.
그러나 도대체가 겁이 없는 그는 이 엄청난 일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삭을 죽인 직후(하나님께서 급히 위기개입을 하지 않으셨으면 아들은 사실상 죽었을 것임으로)는 그
유명한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라는 감격스런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창 15장 6절에서 그는 장차 그를 통하여 이루고자 하시는 민족의 꿈을 보여주셨을 때 그는 이를 믿었고 이를 보
신 하나님은 이미 "의로 여기셨다" 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새삼스럽게도 "이제야" 라는 말씀을 하신 것은 무슨 의미이겠습니까?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행동화하지 않은 믿음은 사실상 온전한 믿음으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말씀입니다
'언행의 일치' 즉 '입증된 믿음' 만이 온전한 믿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쌍의 남녀가 열렬히 사랑을 했습니다. 적어도 남이 보기에는 그랬습니다. "이제는 하루라도 안 만나면 견딜
수가 없다" 는서로의 애정고백과 함께 둘은 결혼하기로 하였습니다. 날짜까지도 합의하여 정하였습니다. 신부
는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그날을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남자 측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가면서 차일피일 결혼 날짜를 미루기만 하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만나는 것, 전화 받는 것까지 피하는 것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그의 사랑을 진실한 사랑이라고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행동화되기 전까지의 사랑은 온전한 사랑이 아닙니다.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속에 '간직하고 있다는 믿음'을 밖으로 끄집어 내어 보여 드리기 이전까지는 하나님께로부터 온전한 믿음이
라고 평가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주목할 부분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금번의 호스피스 교육이 남을 돕는다는 단순한 차원에서가 아니라 자신 속에 고이 간직되어 있다는 소위 '내 안
의 믿음' 을 그렇게도 보고 싶어하시는 우리 하나님께 보여 드리는 ... 그래서 우리 역시 "이제야 "라는 말씀과
함께 온전한 믿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제 5기 자원봉사자 교육 개강 예배 설교요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