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창 목사 (안양성결교회 담임)
경기도 기독교 연합회 대표회장
본회 자문위원
 
이 이른 아침에 여러분과 같이 귀한 시간을 갖게 된 것에 대하여 기쁨과 함께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오늘 본문은 여러분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사랑을 몸으로 실천할 줄
아는 귀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이 이야기 끝에 "너희도 가서 이렇게 하라"(37절)고 당부하시
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은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우리 나라는 모든 것이 단순하고, 담백하여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비슷한 환경과 조건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서구 문물의 유입과 과학문명의 발달로 산업화, 다원화,
전문화된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직업, 다양한 형태의 가치관속에서 생겨나는 삶의 격차는 평안한 잠 대신 불면을 가져오게 하
고, 때로는 소외감 속에서 고통하는 삶을 가져 왔습니다. 그래서 현대인이 많이 앓고 있는 정신적 질병이 있다
면 '소외'라는 질병일 것입니다, 이 마음의 병은 소외된 외로운 노인이나, 방문자가 없는 환자나, 타향살이에 힘
든 사람들 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까지 전염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은 왜 생기게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영적인 문제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누구나 유리하고 방황하게 된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존재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떠난 사람은 어디에 마음을 붙이고 살 곳이 없기 때문에. 어디가서 무엇을 붙잡아 봐
도 마음 속에는 여전히 기쁨이 없고,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인류의 조상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았지만,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고 선악과를 따먹
으면서 부터는 불안하고 초조하여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고서도 나무 속에 숨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 인간은 영적인 문제가 잘못되었을 때 마음의 평정을 잃고 스스로 소외감과 고독을 느끼며 방황하
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멀어진 인간관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인간관계를 갖지 못해서 고통하고 있습니다.
소속감 없이 사랑의 대상을 찾지 못한 체 각자가 떠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서로가 돌보아 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인간관계가 멀어지게 되면 사람을 대하기 싫어지고, 무서워
지고, 결국에는 인간들 스스로 '소외', '고독' 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려서 고통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주변에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이웃도 서로 돌보면서 우리 인간의 삶의 의미와 기쁨을 나누
어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작은 땅덩어리 만한 나라지만 우리는 너무나 자주 비인간화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봅니다.
그러한 가운데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어느 신문지면을 통해서 몇 분의 귀한 노인을 만나볼 수가 있었습니다.
 
내복 3벌을 가지고 15년을 입으면서도 2억원을 모아서 중.고등학생을 위한 장학사업에 귀한 돈을 출연한 김은
주 나무할머니(84세), 40년전 선풍기를 지금도 사용하면서 버선과 옷을 팔아 모은 돈 41억원을 병원에 기탁하
여 돈이 없어 치료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준 이순옥 버선할머니, 이미 세상을 돌아가셨지만 폐품을 모아 가
지고 모든 돈 1억원을 외국어 대학에 기증하여 많은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남긴 장경자 할머니, 노량진 수산시장
에서 30년간 젓갈 장사를 하면서 모은 돈 10억을 호서대학교에기증한 유양선 젓갈 할머니... 등.
 
또한 언제인가 어떤 분이 저에게 책을 주셨는데 그 제목을 보니 "박경장이 양말을 파는 이유" 이었습니다. 책제
목이 좀 이상했습니다. '왜 경찰관인데 양말을 파나, 자기 직장 생활도 바쁠텐데, 왜 양말을 파나?' 제가 개인적
으로 경찰선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차근히 그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분은 평소 불우한 이웃을 위하여 무엇인가 해야겠는데, 월급은 뻔하고, 무엇으로 도와줄 수 있을까? 고심하
던 중, 자신의 퇴근 후에 할 수 있는 양말장사를 생각해 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등을 돌며 양말을
팔았고, 그 수익금은 불우한 고아, 노인들에게 돌리었습니다. 이 소리 없이 시작했던 실천적 사랑은 마침 경찰
청장까지 알게되어 결국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이 이야기의 한 토막을 읽어보면서 비록 말단 공무원의 신분이면서도 어는 누구도 쉽게 시작할 수 없는 그
분의 실천적 이웃 사랑에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비인격화된 사회는, 모든 친구나 직장동료를 경쟁의 대상으로 만들었고, '내가 먼저 올라가느냐? 네가
먼저 올라가느냐?' 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나는 것 자체가 서로 긴장이 되고, 서로 스트레스를
조성하며 적대감으로, 살아가고 있는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현대인의 추구하는 사회는 성공 지향적 사회로써 이러한 분위기에 낙오가 되면 그 사람은 아예 낙오자, 인생 실
패자로 여기게 되고, 스스로도 자기 존재자체를 무가치하게 보게 되는 비인격화 사회로 내리 달려가고 있습니
다. 따라서 믿는 성도들이라도 먼저 공동체를 회복하고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폭넓게 포용하고, 보살핌의
운동을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만오천불시대의 장미 빛 꿈이 아니라 사도적 청빈, 정직, 그리고 우리의 이웃을
돌보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래서 우선 우리 주변에서부터 이 공동체를 회복하고, 우리 주변에 소외되고 불우
한 이웃들을 포용하고 돌보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해야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인 것입니다.
 
오늘 본문 누가복음 10장 30~37절 말씀에서 우리는 강도 맞은 사람 곁을 제사장이 그냥 지나가는것을 봅니다.
많은 고관들도 그냥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정작 강도 맞아 피흘리고 죽어 가는 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그 당시에 가장 멸시를 받으며 살았던 작은 사람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수료생 여러분!
우리는 이 사랑을 실천하기 위하여 3개월 동안의 교육을 어려운 여건 속에서 받아 왔습니다.
바라옵기는 이제 여러분들도 이론이 아닌 몸으로 행하는 사랑의 실천자가 되어서 우리 사회를 좀더 훈훈하고
아름다운 공동체가되어지도록 선한 사마리아 사람으로써의 아름다운 역사를 반드시 이루게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제 5기 자원봉사자 교육 수료식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