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
본문은 흔히 '돌아온 탕자'라는 주제로 많이 소개되고 있는 말씀입니다.
아버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집을 뛰쳐나간 작은 아들..., 그리고 실패..., 그리고 후회.... 집나간 아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아버지....귀향을 결심하는 아들....그리고 감격적인 만남. 이어서 집에서는 송아지를 잡는 둥, 큰 잔치
가 벌어지고 이로써 "해피 앤딩" . 그러나 이렇게만 생각하고 마치면 또 하나의 숨겨있는 보석을 잃어버리기가
쉽습니다. 왜냐하면 탕자는 집안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잔치가 한참 벌어지고 있을 때에 밭에 나가있던 큰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어쩐 일인가? 알아보니 집을 나갔던 동생이 돌아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형의 얼굴은
이그러졌고, 분을 내며 집에 들어가기를 거부하였습니다. 큰 아들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한 아버지가
뛰어나와 달래 보지만 그는 "내가 여러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내게는 염소새끼라도 주어 나와 내
벗에게 즐기게 하신일이 없더니..."(:29절)라며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자리에
서 큰 아들이 취할 태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소위 '집안의 탕자' 였습니다.
그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는
 
1. 아버지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본문 25절을 보면 "밭에 있다가"고 했고, 29절에는 "아버지를 섬겨"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그가 매우 성실하고 근면하게 살아왔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 가정이 그만큼이라도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큰 아들의 덕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그는 정작 아버지의 마음은 이해하질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관심은 물질적 풍요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갔다가 돌아온 아들(죽었다가 살아온 생명)으로 가득차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안.호.선'의 "나는 한 사람의 영혼을 사랑하는데 있어서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포
기할 수 있다" 는 봉사철학을 새삼 재음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2. 자신의 부요를 몰랐습니다.
 
본문 31절에서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것이로되"라고 했습니다.
아버지의 것이 곧 내 것이 된다면 그는 엄청난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큰 아들에게 지금 있는 재산을
다 주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상속자가 될 당사자는 현실적으로 이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
다. 믿는 우리가 세상의 것들을 상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는 절대적 권위를 부여
받았기 때문입니다. 또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욱 풍성히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10:10) 라
고 하신 말씀에 근거하여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뿐 아니라, 갖가지의 풍성한 삶을 보장받고 있음을 확신하
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확신이 있으신지요?
 
3. 형제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본문 28절에서는 "저가 노하여 들어가기를 즐겨 아니하거늘"라고 했습니다.
그의 동생은 아버지의 말대로 하면 "죽었다가 살아온 아들" 이었습니다. 그는 죽을 고생을 하고 돌아온 동생에
대한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고통하는 형제에 대한 자비심이 없는 즉, 그는 매우 무자비한 사람이었
습니다. 그는 적어도 남들이 보는 데는 도덕적인 하자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관점에서는 그 역시 탕자
였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는 질이 더욱 나쁜 탕자였습니다.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이 사역의 동역자들 입니다. 그런데 이 시간에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은 우리가 그 분들
의 아픔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 분들의 육체적 고통과 외로움 그리고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죄책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을 우리가 과연 얼마나 진지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의 실무 스탭 4명은 지난 4월 14일,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를 입은 적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던 황ㅇ근님의 하
관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북수원 I.C에서 있은 추돌사고 때문이었습니다. 큰 사고는 아니었기에 다행이
었습니다만 약 2주간을 누워 있는 동안에 제 자신이 많은 생각을 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저
는 "너도 누워보니 어떻냐? 지금까지 병상에 누워 있는 환우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이해하고 있었느냐? 하는 자
책성 메시지를 들은 것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교회 안에 있는 우리의 영적 위치는 '집안' 입니다. 표면에 드러난 모습이 아닌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이 보시는
우리의 진짜 모습은 어떠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