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창 목사 (안양성결교회 담임)
예성 증경총회장
본회 자문위원
 
오늘 성경 본문에서 소개되는 '사마리아인의 아름다운 모습' 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본의 아니게 '자기 중
심적인 삶'을 살아가던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깨우침을 주는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비유를 말씀하
신 후 주님은 "너도 가서 이와 같이 사랑을 실천하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실천은 성도의 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믿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하지 못할 때 그 신앙은 능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도에게 행함이 없다면 그의 믿음도 결국은 의심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실제적인 봉사를 위해 귀한 교육을 수개월동안 받으시고 이제 영광스러운 수료를 하게 되었습니
다. 오늘 우리는 이 사역에 임하기 전에 다시 한번 이일이 지닌 의미는 무엇인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
입니다.
 
1.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정신적 질병은 소외감
 
소외감은 외로운 노인이나, 방문자가 없는 환자나 타향살이 사람들만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쌓여 있는 질병입니다. 옛날에 비해 우리는 넉넉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제시대부터 안양에서 살았습니다. 그 당시 냉천동에는 냉천 우물이 하나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들은 동이
를 이고 가서 항아리에 물을 붓고, 남자들은 지게로 져 와야 했습니다. 참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
게 어렵게 살아갈 때도 이웃 간에는 오손도손 아름답고 인정 있게 살던 모습들이 제 기억에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은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물질적 풍요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그다지 행
복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소외'라고 하는 병 때문입니다.
날로 발전해 가는 현대 도시 문제의 배후에는 소외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문명은 발전해도 어두운 부분은 방치할 수 밖에 없는 모순덩어리...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라고
하는 것입니다. 소외된 이들이 있는 한 우리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는 아닙니다. 이 병든 사람들을 돌보고 위
로하고 고통을 함께 나누고 치료할 때 우리 사회는 수준 높은 삶의 질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 소외의 원인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2. 소외는 비인간회된 사회 구조 때문
 
현대는 기계의 능력이 인간을 대신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노동자는 자동화된 경영의 움직임에 춤추는 하나의
미소한 경제단위로 지위가 하락되고 말았습니다. 또한 비인격화된 사회는 협력해야 할 동료를 경쟁 승부 상대로
만 삼으므로써 서로의 만남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조장하고, 상대방과 나는 적대감으로 서로가 질시하며 살아가
고 있습니다.
여기서 버림을 받았다는 감정을 받게 된 사람들은 증오심 혹은 맹목적인 의욕 등으로 또 다른 사회질서를 깨뜨
리는 사회 불안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얼마 전 모 신문에서는 부천에서 있었던 방화 사건을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사건은 다름이 아니라 한 목사가
목회를 하고자, 신학을 하고 개척교회를 하였으나 좀처럼 성도가 모이지 않았습니다. 고민 고민하며 많은 노력
을 하였지만 성도는 모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자기 스스로를 보면서 낙오자, 실패자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점차 정
신적 스트레스가 쌓여, 그만 이성을 잃고 교회마다 불을 질러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한 두 교회도 아니고
121교회에 불을 질러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정신 감정을 의뢰해보니 낙오감, 실패감, 스트레스에 쌓
여서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음이 판명되었습니다.
이 신문을 보면서 한심한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 생각하면 비인간화된 우리의 현실이 바로 그와 같은 불행을 만
들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간소외를 치유한다는 것은 곧 인간을 인간으로 회복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데는 중요한 목적이 있습니다. 인간회복은 결국 인간관계의 화복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노인, 장애인, 병든 자, 옥에 갇힌 자, 고아, 과부, 등...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고 돕는 일은 너무
나 소중하고 귀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인간소외는 영적인 문제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는 "현대인 소외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참된 종교성의 상실에 있다." 고 했습니
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그 누구도 불문하고 방황하며 살아갈 수밖에는 없습니다. 탕자는 자기 아
버지의 집을 떠나 멀리 이국에서 방탕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떨어지게 되면서 그는 방황하게 되었
고 마음속에 한없는 허탈을 느끼고 어찌할 줄 몰라하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인간이 하나님을 떠나게 될
때 그와 같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조명해주고 있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떠나면 마음을 붙이고 살 곳이 없습니다. 소외된 상태는 아담이후 모든 인류가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인간적 여러 관계를 회복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우려야합니다.
그러나 그 자체만 가지고는 인간소외의 본질적인 대응책이 될 수가 없습니다.
철저하게 자유롭게 되기 위해서는 인간들을 근본적인 소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그것은 '길이요 진리
요 생명이신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 믿음과 회개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소외된 인간만으로는 근본적인 소외극복이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은총을 내려 주셨습니다. 즉
독생자 예수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주셔서 누구든지 저를 믿으면(영접)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실 뿐
만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므로써, 하나님으로부터 소외를 극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독교는 어둠을 빛으로 변환시키는 종교입니다.
하나님께로 돌아가 회개하게 되면 새 사람으로 변화되어 구원을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영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이토록 귀중한 복음을 전파하여야 하고 그들을 깨우쳐야 하는 것입
니다.
 
이제 사랑하는 여러분들은 소외된 사람을 살펴서 생명을 구원시킨 사마리아 사람처럼 우리 주위에 소외된 이웃
들을 살피기 위하여 수개월동안 교육을 받고 나아갈 준비를 마친 분들입니다.
이 시대 우리의 사명은 폭넓은 포용력으로 공동체를 회복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보살피는 일인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영적으로 하나님께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자들을 돌아오도록 해야 합니다.
이 일을 잘 감당하시면 "많은 사람을 옳은 길로 인도하는 자는 하늘에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치리라"고 하신 데
로 빛남과 상급과 축복과 "잘했다"는 칭찬을 받게 될 것입니다.
부디 신실한 사랑의 실천자들이 되셔서 이 땅에 하나님의 영광을 더욱 크게 드러내는 귀한 호스피스 봉사자들
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002년 5월 13일 제8기 자원봉사자교육 수료식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