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저는 처음에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성경이 너무도 어려웠습니다.
우선 단어자체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현대인의 성경'을 대조해 가면서 읽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이해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는 어느 목사님께 성경 내용에 관하여 질문서를 준비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부분이 해소되었습
니다만 아직도 알 듯 모를 듯한 구절들이 있어서 주석들을 대조해가며 성경을 읽곤 합니다.
그런데 주석을 통해서도 이해하기 힘든 것이 남아있습니다. 이 질문은 이 다음에 하나님 앞에 섰을 때 꼭 여쭙고
싶은 것들이기도 합니다.
 
1. 나를 택하신 이유
 
좁은 의미에서 성경은 택함 받은 자들의 책입니다. 행전 13:48에는 "..영생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 고
하셨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것을 보면서 같은 말씀을 들어도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말씀을 쉽게 알아듣고 믿는 사람이 있습니다. 선택된 사람입니다.
요즘 한창 방송 등에서 날리는 하버드대 출신의 유명 강사 K교수는 자신의 주 전공 동양철학 강의 중에서 한 두
번씩은 기독교를 비아냥거리는 말을 양념처럼 섞어 쓰고 있습니다.
그의 모습이 익살스러워서인지 아니면 자신들도 그 만큼 똑똑하다는 뜻에서인지 방청객은 호응을 맞춰가며 폭
소를 터트리곤 합니다.
그런데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는 H신학대학교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택함을 받지 못했다면 신학대학교를 제 아무리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해도 하나님 말씀을 믿을 수 없습니다
믿을 수 없으니 당연히 구원도 얻을 수 없습니다.
요 3:5에는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서 물은 말씀입니다. 다시 말해서 "말씀이 믿어지면 거듭나게 된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큰 공부도 하지 못한 저와 여러분은 조금도 의심 없이 말씀이 믿어지니 택함 받은 것은 확실합니다. 60억 명이
넘는 인류 중에서 이떻게 해서 나를 택하셨는지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이 다음엔 꼭 여쭙고 싶습니다.
 
2. 하나님의 일을 사람에게 시키시는 이유
 
공 예배시 저는 주기도문을 느린 템포로 암송하게 합니다. 주기도문은 주님이 가르쳐주신 모델 기도입니다만
의미를 잘 모르는 분들은 마치 이방종교의 '주문(呪文)'처럼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내용 중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이다"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천천히 의미를
생각하며 기도 드리는 중에 "그래, 하늘에서는 내가 할께, 땅에서는 네가 하렴...."이런 여운이 남지는 않는지요?
하나님은 전지전능(全知全能)하시고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신 분입니다. 필요에 따라 가끔은 오병이어의 기적,
바다를 잠재우심, 죽은 자를 살리심 등의 기적을 통하여 그분의 위용을 확인하게 하셨습니다. 히 13:8에는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라고 하셨습니다.따라서 마음만 먹으시면 지금도 얼마든지
단번에 모든 일을 이루실 수 있는 분입니다.
그런데 왜 이 모든 일들을 반드시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 가시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말씀을 하시니 순종
은 합니다만 이 다음엔 이유를 꼭 여쭙고 싶습니다.
 
3. 양과 염소의 비유를 드신 이유
 
모든 종교는 '구원'을 노래합니다. 구원은 '영생'을 의미합니다. 살만하니까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안개와 같은
인생'에 대한 한(限)이 우리 모두에겐 있습니다. 이 한(限)을 풀게 해주는, 곧 "영원히 살게 해 준다."는 것이 모
든 종교가 존재해야 하는 핵심 이유입니다.
그런데 기독교의 영생관은 여늬 종교와는 다른 것입니다. 영생은 시간적 개념이 아니라 존재론적 개념입니다.
'영원히 살고 싶은 소망'이 사실상 가능케 되는 것은 현실에서의 존재론적 변화가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요 5:24에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라고 하셨
습니다.
여기엔 행함이 아닌 믿기만 하면 구원을 얻게 해주겠다는 것과 영생은 미래 시간이 아닌 현재적 사건이
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따라서 한 번 받은 구원은 되물릴 수 없는 효력이 있는 것입니다.
마25장은 심판대 앞 장면이 구체적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25장에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이 있습니다. 심판대 앞에서는 택자교리나 이신칭의교리에 대
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고 오직 선행을 하던 자는 양으로 인정하셔서 천국으로 보내시고, 지옥으로 보내겠다고
하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택자교리, 이신칭의교리에 대한 남다른 체험과 확신이 있습니다. 한때는 제 인생의 주인은 마
치 자신인 것처럼 제멋대로 잘난 척하며 살아가던 제가 어떻게 죄인임을 인정하고 구원까지 얻게 되었는지...
그것도 뻔뻔스러울 만치 '믿음' 하나만 가지고도 구원을 얻게 된 것 등은 창세전부터 택함 받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도 생각만 하면 가슴 뭉클한 감격이 솟구치곤 합니다.
그런데 왜, 최종 결산의 자리에서는 또다시 그 동안의 삶의 태도를 문제 삼겠다면 혼동과 오해를 일으킬 말씀으
로 긴장시키시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인 것입니다. 이것도 이 다음에 주님을 뵈올 땐 꼭 여쭙고 싶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저는 오늘의 이 말씀이 섣불리 '신학적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본문 안에는 결코 대충 넘길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멘.
 
(지난 9월 26일 있은 정기 기도회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