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저는 평소에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을 갖는데 있어서 너무 유식? 해도 곤란하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가지고 있는 알량한 지식과 선입견이 신앙의 길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행한 일입니다.
반대로, 너무 무식해도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생각하기를 거부하고 무조건적인 맹신(盲信), 광신(狂信)적 신앙이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 중의 하나가 성령
의 역사에 대한 이해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를 증명할 증거는 여럿이 있습니다만 한 예로써 이 책은 할아버지가 읽고는 아멘합니다. 그런데 손자도 아멘
합니다. 박사도 아멘하고, 초등학생도 아멘합니다. 동양사람도 아멘 하고, 서양사람도 아멘합니다. 천년 전 사람
도 아멘하였고, 미래의 사람들도 역시 아멘하게 될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 책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러한 모순이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이 책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사람들이 받아쓴 것입니다.
우리는 이 책을 받아 쓴 사람들이 비몽사몽간에 받아썼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성령충만한 다시 말해서 정신을 바싹 차리고 받아썼을 것입니다. 일점 일획의 오류도 우리는 발견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기독교야말로 대단히 이성적인 종교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말씀이 본문입니다.
본문에서는 성령이 우리에게 임하시면 "...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성령이 임하시면 소위 '생각하는 사람' 이 되는 것입니다.비몽사몽 식의 신비주의자가 아니라 가
장 이성적(理性的) 존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교회부흥?이 이렇게 많이 되었다고 하면서도 기독교인들이 이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지 못하는 것, 역사의
식이 없는 것은 바로 성령 충만에 대한 이해 부족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성령은 우리로 하여금 깊이 사고(思考)하게 합니다.
깊은 사고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깨달음입니다.
무엇을 깨닫게 됩니까?
 
첫째, 자신이 얼마나 추악한 존재인가를....
 
사고의 깊이를 더하면 더할수록 롬 7:24의 "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 라는 말씀처럼 몸부림을 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딤전 1:15의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라는 고백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도 보는 이가 없을 때 당신은 어떠한 사람입니까? 지극히 추잡한 존재가 바로 저와 여러분입니다.
 
둘째,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가를....
 
성경은 우리를 '질그릇'(고후 4:7)으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조그마한 충격에도 부서져 버리는 것... 그래서 아무 것도 아닌 것... 이것이 질그릇입니다
이것이 곧 우리가 아닙니까?
저는 병동에서 뵙는 환우들 중 " 저분이 과연 그런 분이었는가?" 라고 하는 생각이 들만큼 과거에 비하여 형편없
이 무너져 버린 분들을 자주 보아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그래도 '그만'하게 보이는 것은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가 '그만'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입
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에도 쉽게 넘어가 버리는 지극히 연약한 존재가 바로 저와 여러분임
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셋째, 자신이 얼마나 빚을 많이 진 존재인가를....
 
건강만 해도 그렇습니다. 누구는 건강하고 싶지 않아서 누워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는 날 갑자기 다가온 날벼락 선고 앞에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덜커덕 눕게 된 것이 우리들이 섬기는
대부분의 환우들이 아닌가요? 세상에 이렇게 기가 막힌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주저앉아 있고, 누워있는 이들을 보면서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되십니까?
우리가 좀 더 건강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빚진 자의 마음'을 가져야 정상이라고 봅니다. 돈 많은 이들
은 가난한 이들 앞에서, 명석한 두뇌 등 유전적 혜택으로 우위적 지위를 선점한 이들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이들 앞에서, 건강한 이들은 병약한 이들 앞에서 빚진 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건강한 인격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려분,
오늘이야말로 저와 여러분에게는 그야말로 '성령충만'이 요구되는 날입니다.
오늘이야말로 정신을 바싹 차리지 않고는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땀과 인내심이 요구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을 '내가 과연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하시면서 하루 종일을 '빚을 갚는 마음'
으로 열과 성의를 다하는 섬김의 하루가 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02년 11월 4일 '하루찻집' 개회예배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