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1
본회 실무책임자1
불신자 세계에서 성도들을 보는 시각 중에는 아직도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있습니다.
긍정적 시각은 많은 약점과 제약을 가진 똑같은 인간으로서 부족하나마 선한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높
이 평가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반면에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아 있는 것입니다. 혹자 중엔 선행(윤리, 도덕적 입장)을 행하려는 의지를 전혀
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또 어떤 이는 이질감을 느낄만한 언어사용, 특히 상투적인 언어사용
의 남발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할렐루야"나 "아멘"을 외친다거나
"감사"를 연발하는 같은 것 말입니다.
물론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8)고 하셨으니 당연히 매사에 감사해야 한다지만 아무 생각 없이 상투적 고백에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 중의 한예가 '신년감사'입니다.
'송년감사'는 한해를 돌이켜 보면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만큼이라도 건재할 수 있었음이 모두 하나님의 은
혜이므로 당연히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이 시작되는 신년에 대한 감사는 그 성격이 달라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고통의 바다와 같은 세상살이를 또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찬송가 542장 1절에서
"주여 지난 밤 내 꿈에 뵈었으니 그 꿈 이루어 주옵소서. (중략)
"(후렴) 나의 놀라운 꿈 정녕 나 믿기는 장차 큰 은혜 받을 표니
(후".렴)나의 놀라운 꿈 정녕 이루어져 주님 얼굴을 뵈오리라"
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꿈에 나타나신 예수님을 직접 뵈옵는 것이 생애 최대의 꿈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
다. 어떻게 해야 가능하겠습니까? 당연히 죽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또한 찬송가 85장(1절)에서는
"구주를 생각만 해도 내 맘이 좋거든 주얼굴 뵈올 때에야 얼마나 좋으랴"
하며 주님과의 만남에 대한 사모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모하는 주님을 어떻게 해야 뵐 수 있겠습니까?
현실적으로 죽어야 뵐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찬송가 222장 4절에서는
"우리의 일생이 끝나면 영원히 즐거운 곳에서 거룩한 아버지 모시고 기쁘고 즐겁게 살겠네
"거기서 거기서 기쁘고 즐거운 집에서 거기서 거기서 거기서 기쁘고 즐겁게 살겠네"
라고 했습니다. 그곳이 얼마나 즐겁고, 기쁘고, 좋은 집인지 천국을 지칭하는 단어를 무려 23번씩이나 사용하며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도 고후 5:8에서 "우리가 담대하여 원하는 바는 차라리 몸을 떠나 주와 함께 거하는 그것이라" 라고 하였습
니다. 빨리 죽기를 원한다는 담대한 바울의 고백은 당연히 주를 믿는 자, 곧 우리의 고백을 전제로 한 고백인 것
입니다.
 
그렇다면 송년도 이런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송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고난 많은 세상에 또다시 남겨지
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신년이 되면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는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엡 4:22~24)는 말씀을 즐
겨 암송하곤 합니다. "지난해의 욕심으로 얼룩졌던 삶을 깨끗이 청산하고 새해를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의 '신년감사'가 한해동안 늘 그래왔듯이 약간의 치부, 아파트 평수 늘림, 출세 등으로
제한되어 소위 "주실 줄로 믿고" 드리는 차원의 감사였다면 여기엔 확실히 문제가 있는 감사입니다.
적어도 '신년감사'만은 좀더 본질적이고도 존재론적 측면에서 진지함과 숙연함 속에서 드려야 할것이고 이런 관
점에서 보면 신년감사는 당연히 사명 때문에 드리는 감사이어야 할 것입니다.
바울은 빌 1:23~24에서 "내가 그 두 사이에 끼였으니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을 욕망을 가진 이것이 더욱 좋
으나 그러나 내가 육신에 거하는 것이 너희를 위하여 더 유익하리라"고 하였습니다.
즉 자신을 생각하면 빨리 주님께 가고 싶으나(죽음), 사명 때문에 남아있기를 원한다는 고백일 것입니다.
이 고백이 신년을 맞는 저와 여러분의 고백이 되기시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우리는 이제 돈으로도 땀으로도 그 어떤 것으로도 얻을 수 없는 너무나 귀한 시간을 새롭게 허락 받았습니다.
참으로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나 감사도 감사 나름입니다. 이 한해를 시작하는 엄숙한 시점에서도 소위 "주실
줄로 믿고" 로 연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늘 연약하고 허물 많은 죄인을 용서해 주실 뿐 아니라 더구나 별로 충성스럽지 못한 우리를 충성되이 여겨 귀한
사명을 맡겨주신 그 은혜에 감격하여 드리는 수준 높은 감사가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적어도 신년감사만 이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