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현 감독1
안양감리교회 담임1
21C 선교협의회 대표총재1
본회 이사장1
자신의 삶을 칭찬 받고 싶은 마음을 가진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누가 내 이웃이오니까?" 하고 질문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에 대한 대답으로 한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다가 강도를 만나 거반 죽게 되었는데 그 옆을 지나가던 제사장은 "에쿠
나.." 하며 피하여 지나가고, 레위인도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를 불쌍히 여겨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려 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질문한 그
사람에게 다시 반문하셨습니다.
"네 의견에는 이 세 사람 중 누가 네 이웃이 되겠느냐?" 당연히 그는 "자비를 베풀고 간 사마리아인입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그에게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본문의 내용입니다.
과연 우리의 선한 이웃은 누구입니까?
중국이라는 나라는 그 옛날 하나님을 모르는 나라이면서도 그들이 만든 한자를 보면 참으로 하나님 뜻에 맞는
글자들이 많은 것을 보게 됩니다. 특히 '人' 자를 보면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같이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뜻이 분명히 담겨있습니다.
저는 100호 정도의 시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초가집들이 많아서 참으로 불이 자주도
났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불이 나도 소방관은 필요 없었습니다. 100호의 마을주민 모두가 소방관이 되어
순식간에 불을 꺼주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이웃입니다. 작은 문제라도 다 달라붙어서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에는 이웃이 없어졌습니다. 옆집에 누가 죽어나가든 슬픔에 빠져있든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선한 이웃의 자리를 회복하기를 소망하면서 말씀 속에 나오는 선한 이웃이 되는 3가지 조건을 같이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 말씀에 나온 강도 만난 사람은 돌아보아주지 않으면 죽을 사람이었습니다. 그냥 스쳐가면 죽음의 방조자
가 되는데도 제사장은 "나는 너무 바쁘다" 하며 지나가고, 레위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웃의 시작은 관심에서 시작합니다. "안됐다. 불쌍하다" 라는 관심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는 전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영혼에 대한 불쌍한 마음' 이 일어날 때 전도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전도대
원들에게 늘 그 마음을 부탁합니다.
얼마전 한 언론을 통해 참으로 어이없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300만원의 승마 과외를 받는 학생의 이야기였
습니다. 물론 어머니 입장에서야 내 돈이니 승마도 하고 수영도 하고 한다고 하겠지만 만약 그 기사를 본 중, 하
층의 서민들이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겠습니까?
"이놈의 세상을 그냥..." 하며 아주 극단적인 생각까지 해보지 않겠습니까?
이웃이 된다는 것은 이웃에 대한 작은 배려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더라
도 그것을 통해서 느끼게 될 이웃들의 마음까지 배려하는 관심이 선한 이웃이 되는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희생이 있어야 합니다.
 
문경세제는 산세가 험준하고 고도가 높아서 옛날에는 여러 사람이 주막에 모였다가 떼를 지어 넘던 고개였습니
다. 왜냐하면 까닥하다가는 산도둑을 만나 물건과 몸을 망치기 십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에 나온 여리
고로 내려가는 길도 바로 그런 곳이었습니다.
아마도 제사장과 레위인은 강도를 만나 쓰러진 사람을 보면서 "이크! 이러다가는 나도 강도를 만날 수 있겠구나
빨리 가자" 하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마리아인은 그 모든것을 예상하며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었음
에도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닦아주며 시간을 지체하였습니다. 엄청난 희생의 모습입니다. 호스피스 정신은 희생
정신입니다. 저도 교회 사무실에 있다보면 무엇을 주고자 오는 사람보다 무언가를 달라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금액도 점점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 왜 이렇게 달라는 사람들만 찾아오나, 이렇게 주다
가는 끝이 없겠다..."며 푸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으로부터 "달라고 할만 하니까 달라고 하지, 네가
거지면 달라고 하겠니" 하는 음성이 들려서 그 뒤로 도울 기회가 다가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돕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호스피스를 한다고 무엇이 생깁니까? 교통비 버려...시간 버려... 기운 버려... 아무리 봉사해도 얻
는 것보다는 버릴 것 투성입니다.
조금 전에 '호스피스 노래'의 내용을 보니까 '호스피스 길은 골고다의 길' 이라고 표현했는데 자원해서 가는 이
길이지만 전적인 희생을 하기 위한 길인 것입니다.
사마리아 사람이 왜 선한 이웃이냐 하면 엄청난 손해를 보면서 도와주었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도 치료해준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를 응급처치만 하고 그늘에 데려가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안전망으로 빠
져 나오도록 자신의 짐승에 태워 주막에 데려다 놓고 잘 돌보아줄 것을 부탁하고 그 비용까지 책임질 것을 약속
하는 일반인으로써는 상상을 초월하는 헌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세째, 감정을 초월해야 합니다.
 
강도 만난 사람이나 제사장, 레위인은 같은 종족입니다. 그러나 사마리아인은 동족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역사를 보면 북쪽에는 이스라엘이, 남쪽에는 유다라는 나라가 나뉘어 있었는데 북쪽 이스라엘은 접경
에 있던 침략자 앗수르의 혼혈정책에 의하여 이스라엘의 순수혈통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반면에 혈통을
계속 보존하고 있던 사람들은 사마리아인을 짐승처럼 치부해 버리고 천시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천시 받던 사마
리아인도 유다에 사는 사람들을 좋은 시각으로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두 백성은 원수지간이었습니다.
그 분노가 얼마나 큰지 예수님이 사역하시면서 사마리아 지역을 지나가게 되었을 때도 그 사마리아인들이 지나
가지 못하게 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이런 관계였기에 그 동안 조롱 받고 천시 받았던 사마리아인의 입장에서 보면 "잘되었구나 그동안 우리를 그렇
게도 천시하더니... " 하며 그 동안 받은 앙갚음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미움을 초월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의 생명을 건지고 있었습니다.
선한 이웃이 되는 것은 사랑할 만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싶지 않은 사람까지 사랑해야 하
는 것입니다. 이래서 사랑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심으로 사랑하기를 원한다면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감정을 초월해야만 하나님의 요구하시는 온
전한 사랑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그 동안 4개월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시느라 참으로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실전입니다. 관심을 가지십시다. 어떤 희생도 각오하십시다. 그리고 개인적 이해관계나 감정을 초월
하시기를 바랍니다.
선한 이웃으로서의 직임을 잘 감당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제 10기 자원봉사자 교육 수료식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