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한국 크리스챤들이 가장 좋아하는 찬송가는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로부터 시작하는 405장이라
고 합니다.
그 찬송가의 주제는 ‘은혜’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그 만큼 은혜를 좋아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런데 은혜가 무
엇입니까? 은혜는 심판받아야 마땅한 자신을 용서해 주신 절대자의 너그러우심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이 깨달
음이 있기에 온갖 장애나 시련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고, 없는 시간 쪼개어가며 봉사 할 수 있고, 심지어는 죽음
앞에서도 감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이란 곧 은혜생활을 의미합니다. 은혜는 그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건강한 신앙생활 즉 건강한
은혜 생활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1. 은혜를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은혜란 ‘거저’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믿기만 하면 구원’을 얻기 때문입니다. 그토록 엄청난 구원도 ‘
거저’ 받다 보니 은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 ‘거저’이지 하나님 입장에서는 독생자를 피투성이 희생제물로 만드신 만큼의 엄청난 희생
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100여년전 미국 선교사들이 선교를 시작할 때 쯤, 한국에는 무서운 전염병이 나돌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었습니다. 마침 미국에는 ‘페니실린’ 항생제가 상품화되어 큰 효과를 볼 때였습니다.
선교사들은 그것을 상비약으로 휴대하고 입국하기로 하였습니다. 소문을 듣고 한 농부가 선교사를 찾아왔습니
다. 그리고는 가족이 전염병에 걸렸으니 약을 좀 팔라고 간곡한 부탁을 하였습니다. 선교사는 따뜻한 위로와 함
께 상비약을 선뜻 농부에게 주었습니다. 약을 받아든 농부는 “얼마 인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선교사는 “그냥
가져 가세요”라고 하는 것이 였습니다. 그런데 약을 받아들고 기뻐하던 농부는 약값이 무료라는 대답에 갑자기 ‘
떨떠름한 표정‘이 되더랍니다. 그의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선교사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공짜‘라는 말
에 집을 나서자 마자 그만 그 귀한 약을 발로 밟아 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농부는 선교사의 은혜를 너무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알고 받아드릴 때에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올
바른 은혜 생활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하나님 은혜에 대하여 올바른 깨달음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2.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고전 15:10에는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것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성 프란시스에게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당신은 스스로를 성자라고 여기십니까?” 라는 질문에 “성자는 무슨 성
자... 내게 주신 이토록 망극하신 은혜를 저 깡패, 강도 같은 사람들에게 주셨다면 나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영광을 돌리며 살 수 있었을 꺼예요 솔직히 말해서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지 않으셨다면 아마도 강
도보다는 훨씬 형편 없는 사람으로 살았을 것입니다“라고 정색을 하며 대답을 하였다고 합니다.
하나님 은혜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사람은 받은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3. 은혜를 갚아야 합니다.
 
받은 은혜를 잊지 않는다면 갚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잊지 않는 것이 소극적이라면 갚는 것은 적극적인 은혜생
활인 것입니다. 최근 한국 교계에는 매우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즉 교계의 원로 몇분으로부터 시작된 공
개적인 회개 운동이 그것입니다. 그 중에서는 세계 최대의 교회를 섬긴다는 C목사님의 고백이 저의 마음에는
큰 감동으로 와 닿았습니다. 너무도 솔직한 고백에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분을 존경해오고
있습니다만 이 일로 한층 더 존경을 하게도 되었습니다. 그분의 회개 항목 중 하나는 “ 그 동안 말로만 사랑을
했지 진실로 행하지 못하였다” 는 것이었습니다. “예수 잘 믿고 십일조 드리고 성례 집례하고 주님 뜻대로 잘 살
며 됐지...“ 하는 생각으로 목회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회고해 보니 그게 아니였다는 것이었습
니다. 그리고 부연하여 슈바이쳐 박사나 테레사 수녀와 같이 ”자기를 희생하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한 저
들에 비하여 나는 이중적으로 살았다“ ” 잘먹고 잘 입고 잘 살았던 것이 부끄럽다“고 까지 솔직히 고백하고 있었
습니다.
테레사 수녀가 하던 일이 무슨일 입니까? 인도 칼카타에서 호스피스 시설을 운영하던 분이 아닙니까? 세계 최대
의 큰 목회를 하셨다면 왠만한 일은 얼마든지 합리화 내지 자위(自慰)할 수도 있었으련만 지난 날을 진지하게
회고하는 자리에서는 그게 아닌 것 같아 보였습니다. 받은 은혜가 있으면 갚아야 합니다. 그것은 성숙한 인격의
한 표현입니다.
미국 보스턴 해안가에는 백발의 노인이 매일 일정한 시간이 되면 싱싱한 새우를 한통 그득히 가지고 와서는 날
아다니는 갈매기에게 던지고 있었습니다. 갈매기들은 의례 그 시간이 되면 노인앞에 몰려 들곤 하였습니다. 어
떤 철없는 어린이가 노인에게 물었습니다.“할아버지. 비싼 새우를 왜 버리세요?” 노인의 설명은 이러했습니다.
“나는 원래가 2차 대전때 함정의 함장이었단다. 그런데 전쟁중 일본어뢰를 맞아 배는 침몰하게 되었단다. 바다
한복판에서 거의 다 죽고 몇 명만이 구명보트를 타게 되었지.... 그렇지만 타는 듯한 더위와 배고픔, 목마름으로
그나마 하나 둘씩 죽어가고 있었단다. 나도 정신이 몽롱하여 이대로 죽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였지...
뭔가가 어깨에 얹혀지는 것 같아 눈을 떠보니 갈매기 였단다. 처음에는 갈매기를 좇아 내려고 했지만 왠일인지
날아 가지를 않더구나 그때는 너무도 허기진 때라 그만 갈매기를 잡아먹게 되었지.... 그리고 그로부터 몇일을
더 견딘 후 결국 구출되었단다. 그후 나는 갈매기를 볼때 마다 갈매기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했고 그 갈매기
에게 감사하고 있단다. 그리고 비록 그 갈매기는 아니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그때 갈매기에게 받은 은혜를 갚고
있단다.“라고 대답을 하였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성공적인 신앙생활을 진심으로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은혜를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회가 닿는대로 열심히 갚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물질, 몸, 마음으로 드리는 호스피스의 섬김이 받은 은혜를 착실히 갚아가는 확실한 기회가 되시기를 축
원합니다.
 
(2005년 4월28일 있은 정기기도회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