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묻는 그대에게
 
 
 
 
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
임자
 
지난 연말에 드린 송년기도회에서 대표기도를 해주신 이용봉 장로님께서는 “지난 한해도 보잘것없는 저희들을
들어 천사가 흠모할만한 일에 쓰임 받게 해 주신 것을 생각할 때 너무도 감사합니다."라는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저는 매우 인상적인 기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일은 천사가 흠모할만한 일입니다. 마지막 잎새같
은 운명 앞에서 절망하는 영혼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보장된 참 평안을 경험하도록 하는 일에 몸으로...물질로
...섬기면서 직"간접으로 관련이 되어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귀한일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일이 귀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다고 해도 다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참여해도
끝까지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더욱이나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도중에 이토록 귀한 반열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봅니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일까요. 나름대로 이런저런 사정이 있겠습니다만, 그중에는 아주 중요한 요인 즉, 동기 면에서부터 문제가 있
을 수 있습니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선,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는 동기를 찾아보면,
 
1. 선한 의지 때문입니다.
 
복권에 당첨된 분들에 대하여 추적 조사를 해온 어떤 발표를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한일은 당첨금
중 일부를 불우한 이들을 위한 복지시설 등에 기탁하는 일부터였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
간에게는 누구나 본능적으로 선한 일에 대한 의지가 있습니다.
 
2. 자기실현의 욕구 때문입니다.
 
자원 봉사자의 평균 연령은 4-50대 여성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창때는 남편 뒷바라지와 어린 자녀들
치다꺼리 등으로 다람쥐 채 바퀴 돌듯한 생활을 벗어날 수가 없었지만 남편도 어느 정도 사회적 기반을 다졌고
애들도 자기 생활을 스스로 찾을 때 쯤 되어갈 즈음에는 소위 ‘빈둥지증후군’이라는 심리적 현상이 시작되는 것
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 이제부터라도 잃어버린 나를 찾아보자”하며 자기 계발의 장(場)으로 나서게
되는 것입니다. 가끔은 길을 잘못 들어서 타락의 길로 나서므로 주위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주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은 보람 있는 일을 찾아 자기실현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며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는 것입니다. 자기실
현의 요구는 중요한 선행의 동기가 됩니다.
 
3. 축복을 받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구원은 믿음으로 얻습니다. 그러나 축복과 상급은 행함으로 얻는 것입니다. 저는 호스피
스 사역을 통하여 이것이 진리인 것을 제 자신의 경우를 포함해서 직?간접적으로 수도 없이 많은 경험을 하였습
니다. "계22:12"에는 “각 사람에게 그의 일한대로 갚아 주리라”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보장성을 더하시기 위하
여 "잠19:17"에는 “가난한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이는 것이니 그 선행을 갚아 주시리라”고 거듭
거듭 재천명을 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복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일을 하면서 바로 그
분께 복을 받게 되는 것에 대하여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 수가 없는 것입니다.
 
4. 소명의식 때문입니다.
 
상기한 몇 가지 동기의 공통점은 대부분이 자의적(自意的)이란 것입니다. 자의적인 일에는 구속력이 약합니다.
때문에 어떤 일을 시작하고도 여간해서는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인간의 의지가 그렇게도 약한 것입니다.
그러나 소명은 철저히 타의적(他意的)입니다. 이를테면 하나님께 차출이 된 셈입니다. 바울은"고전 9:16"에서
“내가 복음을 전할찌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임이로라”라고 하였습니다. 소명에는 그만큼 강력한 구속력이 따르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제대로
하려면 반드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소명과정을 보면 양상이 매우 다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때로는 어떤 사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치 다마스커스로 가던 바울이 길거리에서 부르심을 받는 과정이 바로
그것이었고, 불붙는 떨기나무 앞에서 민족구원을 위해서 부르심을 받던 모세의 소명 과정이 곧 그것입니다. 그
외에도 성경에 소개된 많은 주의 종들이 남다른 소명 과정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명은 반드시 기적이라던가 어떤 신비로운 현상을 통하여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열린 마
음을 가지고 찾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과거 혹은 지금의 환경(상황)을 통하여도 이 사역을 위하여 우리를 부르셨
다는 증거는 얼마든지 찾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잠16:9"에는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찌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고 하신 말씀을 아-멘으로 받아 드릴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지금도 끊임없
이 말씀하시는 하나님은 환경을 통해서도 계속해서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것을 인정 할 수가 있다면 그것
이 곧 소명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호스피스사역...확실히 천사가 흠모할 만한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역시 연약한 인간인지라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권태스럽고, 때로는 풀리지 않는 일로 인하여 낙심되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마다 ‘주께서 이 일을 위하여 나를 부르셨다“는 소명 과정을 재확인하시
기를 바랍니다.
세상에는 악연(惡緣)도 얼마나 많은지를 모릅니다. 기왕에 맺어진 선연(善緣)을 귀하게 여기십시다. 그리고 우
리의 인생이 다간 후에 본문의 바울처럼 “나의 달려 갈 길을 마치고 끝까지 믿음을 지켰노라”고 자신 있는 회고
의 고백을 드릴 수 있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007년 1월 20일 연합 신년하례 예배 시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