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묻는 그대에게
 
 
 
 
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신학교 입학한 첫해에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인상 깊은 비유 하나가 생각납니다.
신앙생활을 기차여행에 비유한다면 ‘연료는 성령충만이고, 레일은 말씀’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먼 길이라
도 기차는 레일을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신앙생활은 어떤 경우라도 말씀을 벗어나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만일 어떤 이가 아무리 매끄러운 미사여구로 마음을 감동시키고, 때로는 울고 웃길 수 있어도 말
씀의 근본 의도를 벗어나면 중대한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 말씀은 신앙생활의 중심입니다.
건강한 신앙이란 철저히 말씀의 지배를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배를 받으면 무엇인가에 변화가 일어나게끔 되
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말씀의 지배를 받는 동안 우리가 기대해도 될 변화는 무엇일까요.
 
1. 분수를 지키게 됨
 
우리는 치열한 적자생존의 마당에 내몰린 존재입니다. 어딜 가나 경쟁이고 잠시도 긴장을 풀 수가 없습니다. 그
러다 보니 소유나 명예 같은 데에 자꾸만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그런데 약1:15에는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적당한 욕구는 자기 발전의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은 결국은 멸망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
리는 역사를 통하여 이것이 진리임을 수도 없이 배워 왔습니다.
문제는 이걸 알면서도 그것을 조절하고 절제하기가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는데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가능
하게 하는 명약이 있습니다. ‘말씀’입니다.
우리는 주일날 선포되는 말씀을 들으면서 한주일간 일상생활에서 잔뜩 부풀어 있던 세상 것들에 대한 욕망이 신
비롭게도 잦아들곤 하는 것을 경험하곤 합니다.
“아- 나를 진짜 행복하게 하는 것은 반드시 돈이나 명예만은 아니구나”
“아- 그렇게 까지 욕심 부리지 않고도 살수가 있겠구나” “솔직히 이만해도 어디냐”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것이라’(마4:4)시던 말씀이 진리로
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편안보다는 평안임을 깨닫게 되면서 비로소 절제가 가능
해지는 것입니다.
 
2. 감정을 다스리게 함
 
우리는 요즈음 매우 안쓰러운 사건하나를 접하고 있습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그 안에서도 10대 안에 드는 대
기업의 총수가 소위 보복폭력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일에 연루 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여럿입니다.
“부모로서 이해할 수 있다”는 동정론과 “너무 안하무인이다”는 비판론이 있습니다. 그런데 본인은 ”수양이 부족
했다. 다시는 나와 같은 부모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감정 관리에 실패
했다는 시인을 한 것입니다.
욱-하는 순간의 감정이 개인뿐 아니라 평생을 땀 흘려 이룩해 놓은 대기업 명예에 먹칠을 하게 만든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사람이 성질(줏대)없이는 못삽니다. 성질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성질을 부리면 안 됩니다. 경
우에 따라서는 그 길로 끝장입니다. 이 세상에서 상대가 성질부리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
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백이면 백’ 후회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혈기(血氣)입니다. 금방은 시원한 것 같지만 두
고두고 후회할일이 너무도 많이 생기는 것입니다.
어떤 글을 보니까 혈기가 올라올 때 억제하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재미가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1. 심호흡을 하
라 2. 찬물을 마시라 3. 숫자를 세어보라....등 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혈기가 막 끓어오를 때는 이 정도의 시간
도 용납이 안 되는 것입니다. 무언가 신속하고도 강압적으로 개입되는 것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말씀
’입니다.
마26:52“..네 검을 도로 집에 꽂으라 검을 가지는 자는 다 검으로 망하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선생님을
잡으려고 달려드는 원수들에게 혈기를 부리는 베드로를 향하여 꾸짖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볼 때 칼(급진적, 폭력적)을 쓰고도 칼로 망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것을 아는
우리는 말씀을 통하여 우리의 격한 감정을 다스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3. 안주(安住)의 유혹을 극복하게 함
 
말씀은 구원의 길을 안내합니다.
뿐만 아니라 말씀은 행복의 길을 안내합니다. 그 안에는 삶의 지혜가 있고 위로와 평안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
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정말 잘 사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사명(使命)이 있습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 새롭게 일기 시작한 사회현상 하나가 있습니다. 소위 은퇴이민입니다. 젊은 시절 고생 많이
하고 살았으니 더 늙기 전에 이제는 좀 살기 좋은 곳에서 여생을 즐기면서 살자는 것입니다. 일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만 원칙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운 말입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어제 돌아가신 분이 그렇게도 살고 싶어
하시던 하루’이기 때문입니다. “다 그런 거지 뭐” 하는 풍류(風流)적 생활관은 신앙인으로써는 정말이지 곤란합
니다. 단 하루를 살아도 무언가 보람과 의미 있는 일을 찾아가며 살아야만 할 것입니다.
본문에서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마5:13)라고 하셨고,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5:14)고 하셨습니다. (끼
리끼리가 아닌) “제발 세상으로 나가라”는 말씀입니다. 그것도 현란한 말장난이나 그럴 듯이 흉내나 내는 것이
아닌 직접 “소금과 빛이 되라”는 것입니다. 많은 땀과 때로는 눈물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그런 후 말씀하셨습니다. “이 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
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고 하셨습니다. 그래야 우리가 그렇게도 소원하는 ‘주님께 영광’
이 된다는 것 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비록 힘은 들어도 숨고르기조차 힘든 감격이 이 안에 있습니다.
최근 저의 목사 안수 동기 분이 복지부장관 상을 받으셨습니다. 입양 사업에 적극적으로 솔선한 공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목사님 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고 하였습니다. 가족의 적극적인 동의
없이는 어림도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상(受賞)자체도 축하할일 이지만 기독교 위상이 바닥을 치는
듯한 가슴 아픈 요즈음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 올려 드린 것에 대하여 진심어린 축하를 드
린다고 하였습니다.
말씀을 통하여 ‘너희는 빛(소금)이다’시는 말씀의 압력(push)앞에 정말이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재간이 없습니
다.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안주하고픈 유혹을 극복하게 만드는 것 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우리는 흔히 “은혜를 많이 받았습니다.”라고 인사를 합니다.
은혜가 무엇입니까? 깨달음입니다. 그러니까 진짜 은혜를 많이 받은 자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진짜 깨달은 자는, 분수를 지키면서 살게 됩니다. 감정관리 능력이 생깁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양심을 괴롭히는 게으름과 안주의 유혹을 극복하게 됩니다.
'말씀'의 철저한 지배를 받는 진실한 신앙인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