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묻는 그대에게
 
 
 
 
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사람은 과연 행복해질 수 있는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무엇으로 가능해질 수 있는가?
이것은 인류 역사이래 인간들에게 끊임없이 던져지고 있는 질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말 행복하게 살았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행복에 대한 열망
 
개발도상국으로 일컬어지던 1980년대엔 소위 관제가요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부르거나 들으면 왠지 힘이 솟아
나는 듯한 ‘아 - 대한민국’이 바로 그 노래입니다.
가사를 보면,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 저마다 누려야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
아 - 대한민국’ 대충 그런 내용으로 기억이 됩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바람대로 선진국 진입의 관문이라고 할 OECD에 가입이 되었습니다. 그리
고 지금은 세계 12대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노랫말처럼 정말 한강에는 유람선이 떠다니고 있고 집집
마다 자가용은 필수이고, 주 5일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이젠 집에 가만히 앉아서 TV쇼핑을 하는 시대가 되었습
니다. 물리적으로 보면 당연히 행복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생각만큼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하질 않습니다. 끈질기고도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OECD국가 중 자살 순위 1위, 자살 증가율 1위, 한국인 사망원인 4위가 자살이라
고 합니다. 이것이 고생고생하며 경제성장을 이룩해 놓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이렇게 잘살게 되었는데 도대체 어찌된 노릇일까요?
가을을 여는 9월 1일 첫날. 저는 우연히 어떤 방송에서 9월을 맞는 소감을 묻는 인터뷰 장면을 보며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마침 등장한 시민은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아진 세월에... 이렇게 잘
살게 되었고 이렇게 좋은 계절에 죽고 싶다고 하다니....지상파 방송에 여과 없이 방영된 것이 문제이지만 어떻
게 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배만 부
르면 소원이 없다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잘살게 되었지만 실제로는 그리 행복해 하
질 않고 있는 것 입니다. 그것은 소유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점점 더 그렇게 느껴질 것입니다.
여기에서 확인되는 것은 ‘사람은 결코 소유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널리 알려진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인간을 소유형과 존재형의 삶
의 양식으로 나누면서 인간은 소유만으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이며 존재의 의미를 찾았을 때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의 행복을 위한 조건으로는 소유욕과 의미욕에 대한 충족이 있습니다. 이 둘은 어느 것 하나 무
시할 수 없는 필수적 조건들입니다. 따라서 소유적 욕구가 채워졌다고 해도 의미적 욕구가 채워지지 아니하면
인간은 결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의미가 결핍된 상태에서 소유욕만 계속해서 채워진다면 그것이 커지면 커질수록 다른 한쪽으로는 더욱 공허해
질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종류도 알 수 없는 온갖 향락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눈부시게(?) 발달하는 것도 사
실은 인간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미의 욕구는 어떻게 해야 채워질 수 있을까요. 답은 ‘이타적 성격의 실천’입니다. 자신만을 위해서
평생을 소유적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서 마지막에 듣게 되는 공통적인 감정은 아쉬움과 후회입니다. 왜요? 남
는게 없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솔로몬입니다. 전도서는 그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평생을 살아온 후, 머리가 히긋 히긋해
진후 토해내는 노년의 육필수기(肉筆手記)입니다. 그는 전도서 안에서 무려 38번이나 ‘인생의 무상’을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창때는 똑똑하다는 소리도 들어 보았고, 나라도 크게 부강시킴으로써 능력 있다고 인정받았고
안 해본 것 없이 다 해보았지만... 그래서 뭔가 굉장한 것을 한 것 같았는데 양심에 손을 얹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헛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평생을 자기 좋은 일만 하다가 그토록 귀한 인생을 날려버린 사람이었습니다. 그리
고는 후회하고 있는 것입니다(전3:12).
얼마 전에 우리는 참으로 신선한 소식 하나를 접했습니다.
2007년 포브스지(紙) 선정 세계 갑부 순위 1위인 Micro Soft사의 빌 게이츠는 내년 7월에 회사 경영권을 친구에
게 물려주고 회사를 떠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측근들이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이제부터는 일의 우선순위를
재조정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돈 버는데 전력을 하였지만, 나머지 인생은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살고 싶다고 피력하였습니다. 실은 저도 많이 놀랬습니다. 제가 이해하고 있는 대부분의 부자는 있는 것 가지고
좀 더 편하게 살려고 하고, 기회만 닿으면 더 쌓으려고 하다가 도(度)를 넘기고 결국은 후회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 50대 초반에 벌써 그런 생각을 하다니....그는 정말 지혜가 있는 사람으로 생각 되었습니다.
저는 빌 게이츠의 개인적 종교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의 교훈에 정말 충실한 삶을 선택한 것
입니다. 그는 최고의 부자이면서 동시에 최고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교육생 여러분
 
우리 주변에는 안타깝게도 불행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간 본질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인간 본질
에 대한 진지한 이해가 없으면 본능적으로 저와 제 자식만 위해서 평생을 전전긍긍 하다가 안개처럼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무슨 행복감 같은 것이 있겠습니까?
본문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진리입니다. 본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동안에 남들이 감히 느끼지 못하는.... 아니 본인도 지금까지 경
험할 수 없었던.... ‘줌으로써만 얻을 수 있는 풍성한 행복감’을 꼭 경험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지난 9월3일 있은 제19기 봉사자교육 개강예배 설교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