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묻는 그대에게
 
지난 10월 마지막 주일은 종교개혁 주일이었습니다. 종교 개혁의 핵심 기치(旗幟)는 ‘오직 믿음’ 입니다. 구원은
자기 공로가 아니라 이미 예수께서 이루어 놓으신 대속의 공로를 믿음(=인격적 수용)함으로써만 가능하다는 것
입니다(롬1:17).
우리가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은 것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까요
 
첫째. 감사한 마음
 
가치가 높을수록 상응하는 많은 댓가를 치러야 합니다. 따라서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얻는 일에는 적어도 천하
보다는 훨씬 더 값진 댓가를 내어 놓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토록 엄청난 생명(구원)을 거저 얻었다면 도대체 얼마를 감사해야 하겠습니까?
이걸 안다면 한시도 이 마음 변치 않게 해 달라고 새벽마다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죄송한 마음
 
우리는 내 노력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구원을 그렇게 쉽게 생각
해서는 큰 죄를 범하는 것이겠지요.
내 입장에서는 값없이 얻은 구원이지만, 하나님 입장에서는 독생자를 죽이신 엄청난 희생이 있었음을 결코 잊어
선 안 될 것입니다.
성탄절마다 우리는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노래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죄송스런 생각도 가져야 합니다. 처
음부터 대신 죽으시러 오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도리입니다.
 
셋째. 빚갚을 마음
 
바울은 롬1:14에서 “헬라인이나 야만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자라”고 고백하고 있습
니다. 자신이 먼저 구원 받은 것은 지극한 기쁨이지만, 아직도 구원받지 못한 이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입니다.
아프칸에 억류되어 큰 고통을 겪었던 샘물교회는 소말리아 억류자 가족들에게 약 3000만원을 지원해 주었습니
다. 자신들이 납치되었다가 구출된 것은 지극한 기쁨이지만, 아직도 붙잡혀 있는 이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입니
다.
풍전등화(風前燈火)같은 영혼들 앞에 선 여러분은 어떤 마음인가요.
자신의 건재 하나만 해도 지극한 기쁨이지만, 꺼져가는 등불 같은 이들에 대하여는 미안한 마음, 빚진 마음을 가
져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정상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빚 갚는 마음이 어떤 마음일까요.
즐거운 마음입니다. ‘짓누르던 부채감으로부터 벗어 남’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몸은 무척이나 고달프실 것입니다.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십시다. 빚 갚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즐겁고 의미 있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7년 11월 5일 하루찻집 개설예배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