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호선은 매년 전문인 회계감사를 받습니다. 연간 정기 감사 뿐 아니라 반기(半期)감사도 받습니다. 이를

테면 중간결산을 하는 셈이지요. 일 년치를 한꺼번에 감사를 받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두 번에 나누어서 감

사를 받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다 간 후에 절대자 앞에서 단독 감사(監査)를 받아야만합니다(계22:12). 살아온 전(全) 생애

에 대한 평가를 한꺼번에 받는다니... 솔직히 부담스럽습니다. 이것을 이해하신 주님은 그 부담을 덜도록 년 단

위로 중간 결산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송구영신의 의미가 이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이토록 소중한 기회를 기분

에 따라 붕-떠서만 보낸다면 막상 그 날엔 크게 당황할 것입니다. 틀림없이....

1) 부끄러워해야...

찬송가 185장에서 주님은 “내 너를 위하여 몸 버려 피 흘려 네 죄를 속하여 살길을 주었다. 너 위해 몸을 주건만

2) 황송해 해야...

그렇게 문제가 많은 우리임에도 하나님께서는 또 참아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천사가 흠모할만한 귀한 일에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쓰임 받는 복' 자체가 큰 복입니다. 가만히 생

각해 보세요. 수혈(輸血)받는 것 보다는 헌혈(獻血)하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가를...

3) 남은 세월을 선용해야...

어떤 부잣집에 종이 있었습니다. 그는 불성실했습니다. 끝내는 주인의 것을 제 것처럼 쓰고 다닌다는 나쁜 소식

이 주인 귀에 들려 왔습니다. 화가 난 주인은 “회계 감사를 준비하라”고 통고를 하기에 이릅니다.

다급해진 종은 고민 끝에 한 가지 묘안을 떠올렸습니다. 거래자들의 채무를 대폭  삭감(削減)시켜 주었습니다.

어쩌면 자기가 실업자가 되었을 때 도와줄지도 모르겠다는 계산이었습니다. 그는 끝까지 악질적이었습니다. 그

런데 놀랍게도 주님은 그를 칭찬하셨습니다. 악질적 행동이 아니라 장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칭찬하신 것입니다.

‘선견의 지혜...' 우리에게도 현실감 못지않게 장래를 내다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많은 변화를 의미합니다.

존재의 변화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안목 즉, 가치관에도 변화가 와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온통 현재의 보이는

것들이 주(主)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거듭나게 되면 현재 뿐 아니라 장차 절대자의 감사(監査)의 상황도 의식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올 한해도 우리는 약 200분의 가시는 길에 함께 해 드렸습니다. 그 중에는 우리의 사랑하는 동역자 두 분도 포함

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덥석 찾아 온... 결코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존재의 절대적 한계상황을 지켜보면서

도 여전히 근거 없는 여유를 부리고 살고 있다면, 이것은 정말이지 어처구니없는 모순(矛盾) 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죽음이 있기에 삶이 소중합니다. 더욱이 그것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가온다는 사실이 우리로 하여금 더욱 의

미 있는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들어 줍니다.

(구랍 27일에 있은 송년 기도회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