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묻는 그대에게 *
 
 
 
 
김승주 목사
본회 실무책임자
 
 
성경에서의 인류 역사는 약 6천년 정도가 됩니다.
그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인물들이 명멸(明滅)을 거듭했는지를 모를 것입니다.
그런데 등장인물마다에는 각기 남기고 간 메시지가 있습니다.
므두셀라는 어떤 교훈을 남겼을까요.
 
1) 받은 게 너무 많았다
 
우리나라는 자살자가 하루에도 3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얼마나 사는 것이 버거우면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겠습니까? 우리네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도 고달픈 것입니다.
삶의 자리는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으며 그만큼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장수가 복인가?’ 하는 질문에 대하여 응답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명쾌한 답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수는 여전히 복입니다. 유일회적 인생이기에 오래 사는 것은 확실히 축복입니다. 므두셀라
는 969세의 최장수를 살았습니다. 실로 엄청난 복을 받은 것입니다.
 
2) 남긴 게 너무 없었다
 
그는 엄청난 복을 받았지만, 한 일이란 자손 두는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천년을 살았어도 ‘본능에만 충실하다가 사라져 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하나님의 결산 리스트에 ‘본능’이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3) 생각 없이 살았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기대하시는 삶이 있습니다.
이것을 찾아서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나 사명자입니다.
꼭 신학교 입학하고 목회자가 되는 것만이 사명자가 아닙니다.

 
소위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 보셨습니까? 우연은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아주 작은 일도 예사롭지 않게 보는 눈과, 기회 포착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천년을 살아도 아무 일이 없었다면 아예 생각을 접고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생각이 없으니까 보이는 게 없고, 보이지가 않으니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시간에 주님 생애를 돌아봅니다.
주님은 가실 때 “다 이루었다”고 하셨습니다.
33년의 생을 ‘짧게 그러나 굵게’ 살다가 가신 분입니다. 짧지만 보람 찬 생애였습니다.
여기에 비하여 므두셀라는 말이 없습니다. 남긴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특이할 만한 나쁜 행실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장수 원로로... 혹은 “법 없이도 살았다”는 평판을 받았을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천 년을 살고도 본능적 흔적만 남기고 간... 그래서 ‘길게 그러나 가늘게’ 살다가 갔습니다. 그는 적
자(赤字) 인생이었습니다.
생각 없이 살게 되면 우리도 틀림없이 적자인생이 될 것입니다.
 
성경을 주심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결코 막연한 암송 도구가 아닙니다.
선배들이 남긴 메시지가 긍정적이면 ‘너희도 그렇게 살라’시는 것이고, 반대로 메시지가 부정적이면 ‘너희는 그
렇게 살지 말라’시는 것입니다.
아쉬움 많은 므두셀라를 소개하면서 “너희는 그렇게 살면 않된다”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이 시간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십시다.
아무리 “없다 없다”해도 건강, 가정. 직장. 얼마간의 소유나 인간관계 등... 조목조목을 따지다 보면 받은 것이 너
무 많음에 스스로가 놀랄 것입니다. 당연히 남길 것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주 환경과 조건 타령을 합니다.
하지만 장애나 질병. 열악한 환경이나 외로움 같은 고난이 오히려 성숙의 길로 이끌어 가는 데에 크게 도움을 주
기도 합니다.
 
최근 우리는 한 목회자의 부인 살해 암매장 사건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인간은 예외 없이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또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살해 동기가 누적된 분노의 폭발이라고 합니다.
안타깝기는, 그분이 사명감으로 살아온 것이 사실이라면 누적되는 아픔을 사명으로 승화(昇華)시킬 수는 없었겠
는가? 하는 점입니다.
사명자에게는 풀뿌리 돌뿌리 하나에도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쉬움과 보람의 차이’는 일상(日常)에서 사명적 의미를 얼마나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
다. 기왕의 인생입니다. 흑자(黑字)인생이 다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0. 7. 26 있은 정기기도회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