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묻는 그대에게 *
1
처음 시작하실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4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여러 동역자의 땀
과 눈물의 열매가 지금 이곳까지 오게 하셨습니다.
안양호스피스선교회 1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본문은 다윗이 ‘절체절명의 자리에 처해 있으면서도 환경에 굴하지 않고 드린 신앙고백’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
다.
내가 낳은 자식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참담함… 이를 본 사람들의 조롱… 인간으로선 차마 표현하기조
차 어려운 비참하고 처절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미련한 자처럼 함부로 원망하려 하지 않았고, 원수들의 조롱과 잔인한 공격에서 승리하여 끝
내는 회복의 감격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보아야 하겠습니까?
지금 각방에는 환자분들도 함께 이 예배에 참여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주님의 사역자들에게는 일일이 말 못할 많은 어려움이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환자들은 환자들대로 어렵고 힘들 때, 사역자는 사역자대로, 선교회는 선교회대로 그 어떠한 어려움이 있을지라
도 다윗의 이 고백을 통해서 끝내는 승리하는 은혜가 임하게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1. 2절을 보면, 다윗은 친 자식의 반란으로 인하여 맨발로 도망을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거느렸던 신하들과 맞먹는 숫자의 원수들이 이제 대적이 되어 자신을 잡아 죽이려 합니다. 더구
나 “하나님께 버림받은 자요, 소망 없는 자(:2)”라고 조롱까지 하는 원수들로 인하여 더욱 더 괴로워합니다.
“하나님이여 나에게는 왜 고통이 이렇게 많습니까? 무엇 때문에 나를 치기로 작정하고 덤벼들며 죽일 것 같이 노
리는 자들이 이렇게 많습니까?”
육신의 질병이나 문제로 고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것들과 싸우다 보니 그동안 신앙생활을 하였다
고는 하지만, “내가 믿는 하나님이 과연 나를 도우시는 분인가?” 아니면 “나를 버려 둔 채 나를 못 본 척 하시는가
?” 아니 “처음부터 내가 없는 하나님을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믿지 않았나?”하며 한번쯤 회의를 가질 수도 있습니
다. 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에게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까? 사역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까?
다윗은 위대한 사람이었기에 그런 어려움에 당하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그도 역시 한 인간으로
서 겪어야 하던 고통을 근본적으로 피해 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네와 똑같이 그 속에서 너무나 낙심하
며 불안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사건은 징계성이 있는 어려움인 것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왕인 그는 친 아들에게 쫓겨 생명의 위험 속에
서 도망을 치는 참담한 상황에 있는데다가, 또 사울을 통해서 ‘성령이 떠난 인간의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잘 보
아 왔었던 터이기에 ‘하나님이 자신을 버렸다’는 소문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역시 다윗은 다윗이었습니다.
그의 위대함은 3절을 통해서 여실히 증명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고난과 상상하기 어려운 불안과 공포 속에서… 또 도대체가 풀릴 것 같지 않은 어려운 문제 앞에서도 엄청
난 신앙고백을 드리고 있습니다.
즉 “여호와여! 주는 나의 방패시오, 나의 영광이시오, 나의 머리를 드시는 자니이다”는 고백이 그것입니다. 역시
그는 위대했습니다.
그는 환경을 보지 않고, 도우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 하나님은 그에게는 방패였습니다.
여기서 방패는 영어성경에서는 Shield가 된 방패라고 해석합니다. 방패는 전쟁에서 자신의 가슴을 가려 주고 생
명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이 방패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둘러 싼 것이라면 아무리 적들이 생명을 위협할 지라도
온전히 보호 받을 것입니다.
산전수전을 겪어 왔던 다윗에게는 하나님이 곧 방패였습니다. 자신을 죽이려고 몰아치는 무수한 창과 칼 앞에 자
신을 완전하게 막아 주는 방패가 되시던 분은 자신의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이시라는 고백입니다.
사실 우리의 공포와 엄습하는 염려와 불안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모든 염려를 하나님께 내어 맡기는 일 뿐입니
다.
벧전 5:6-9 “하나님의 능하신 손아래서 겸손 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 너희 모든 염려를 다 주께 맡겨
버려라 이는 저가 너희를 권고하심이니라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게 하여 저를 대적하라”하셨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능하신 손아래 겸손 하다’는 것은 온전히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 분에게 내가 판단하고 염려하
던 모든 문제를 맡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그분의 발아래 내려놓고, 그분의 가벼운 짐, 곧 죽으심으로 “다 이루었다”고 하신
능력과 부활을 통해 평강을 선포하신 그 은혜로 바꾸어 짊어지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믿음을 더욱 굳게 해서 맡긴 것을 뒤 물려 놓지 않고, 이룩된 것을 받아 쥐고 당당하게 감사함으로 서 있
어야 합니다.
 
* 하나님은 그에게 영광이었습니다.
“지금 이 처지에서도 하나님은 자신에게 영광이시기에 자신은 지금도 여전히 그 영광을 위해 쓰여 지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이 영광이라는 단어는 하나님께만 쓸 수 있는 단어입니다. “비록 자신이 죄악을 범하였을 지라도 그 영광중에 모
든 것을 깨끗하게 용서하시는 그 영광으로 인해 자신도 그 영광 가운데 함께 참예하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
입니다.
사도 바울이 이신칭의를 통해 구원의 감격을 누렸던 것처럼, 다윗은 이미 구약시대에 자신의 죄악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은 것입니다.
 
* 하나님은 그에게 머리를 드시는 자였습니다.
“자신의 머리를 받쳐 주신다”고 하였는데, 그 단어도 역시 전문가에게만 쓰는 단어입니다. 이렇게 비참해진 자신
이 낙망하고 낙심하여 머리를 떨어뜨리고 있을 때, 바로 머리를 당당히 받쳐 주셔서 소망과 위로와 승리를 안겨
주실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신앙을 고백하고 난 후, 다윗은 너무도 달라져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진지한 신앙고백은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됩니다. 극심
한 박해 속에서도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 계시다”고 고백하던 옛 선배들의 모습이 떠올려 집니다.
멋진 믿음의 고백은 앞으로의 모든 문제의 고통과 아픔도 아름다운 비전의 은혜로 바꾸어 주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4절에서는 “나의 목소리로 여호와께 부르짖으면 하나님은 반드시 그 성산에서 그의 기도에 응답해 주
신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외부적인 환란과 고통이 에워쌀 때도 낙심치 않고 더욱 더 하나님을 의지하여 기도하면 반드시 응답하실
것을 믿고 있다”며 확신에 찬 신념이었습니다.
그는 시편 42: 5, 11. 43:5절에서도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여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그 얼굴의 도우심을 인하여 내가 오히려 찬송하리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다윗은 항상 이런 믿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는 절체절명에 놓인 현실과는 전혀 정반대편에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의 성품을 의지하여 신앙을 고백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멸시를 영광으로 바꾸어 주시는 우리의 영광이시며”,
또한, 5절에서는 “내가 누워 자고 깨었으니 여호와께서 나를 붙드심이라!”하였습니다. 자신을 잡으려는 자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며, 도망하여 굴속에서 잠을 자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시니 궁전에서 자는 것
처럼 편안한 잠을 자고 있다는 고백을 합니다.
 
또한, 6절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젠 “천만인이 자신을 죽이려 에워 쌓아도 조금도 두렵지 않다”며 당찬 고
백을 하고 있습니다.
이젠 두려움과 염려가 전혀 없다고 선언합니다.
어찌 보면 가당치도 않고, 전혀 현실감이 없는 엉뚱한 사람처럼 보여 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후 5:17에서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
었도다” 말씀을 생각해 볼 때,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존재 인식이 분명하다면, 이런 고백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에서 간과(看過)해서는 아니 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안타깝게도 그가 신앙고백을 명백히 했고, 자신의 삶이 달라졌어야 한다는 믿음의 선언까지를 했지만,
현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믿음의 삶을 산다고는 해도, 기도했다고 현실이 금방 바뀌어 지곤 하던 가요? 반드시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7을 보면 다윗 역시, 심리 저변에는 아직도 그에게 두려움이 남아 있음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여호와여 나를 도와주시옵소서!” 토로합니다.
이때가 바로 위기입니다.
이때 실망하고 더구나 원망하고 주저앉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 버리고 말 것입니다. 마귀가 노리는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이때가 바로 믿음의 한 단계를 뛰어 넘는 용기와 결단이 요구되는 때 입니다.
다윗은 ‘이때가 위기’라는 인식과, 위기 극복의 비결까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가중되는 고통의 순간에도 그의 위대함이 또다시 발휘되는 것을 봅니다. 이때 그가 선택한 것은 구체적
회상(回想)이었습니다.
그는 지난날에 경험했던 하나님의 은혜를 구체적으로 돌아보며 “주께서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
으셨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그동안 수많은 전쟁을 통해 적장의 뺨을 때리시고, 말에서 떨어뜨려 죽게 하였지만, 자신은 지금까지도 건
재케 하심과 사울의 그 악한 이빨에서 자기를 구출하시고 지금껏 지키고 계시는 것을 회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지금까지 줄 곳 지켜주시고, 응답하신 하나님이시니 당연히 현재의 모든 문제와 아픔과 현실적
어려움도 반드시 해결해 주실 것임을 확신하면서 8절을 통해 “구원은 여호와께 있사오니 주의 복을 주의 백성에
게 내리시는 것을 내가 믿습니다”라고 환희에 찬 고백을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개인문제와 고통 가운데, 사역 가운데, 또한 선교회의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아
인도하신 역사를 회상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도 감히 :8절과 같은 감동적인 고
백을 드릴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현재의 고난은 장차 닥칠 영광에 비교 할 수 없다(롬8:18)”는 말씀을 신뢰한다면, 그 어떠한 어려움에도
정면 돌파를 시도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믿음이고, 비전을 가진 자의 삶입니다.
 
사랑하는 안양호스피스 회원 여러분
 
다윗의 고백을 보면서 한편의 시(詩)를 통하여서도 장엄한 파노라마(panorama)를 보는 것 같습니다.
14년… 결코 적지 않은 세월을 지내오는 동안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그런 어려움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있을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결론은 분명해졌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 앞에 있어도 하나님은 언제나 나의 편이시고, 나를 승
리로 이끄실 분이신 것을 확신하십시오.
아마도 과거를 가만히 돌아보시면 이런 고백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 개인의 삶도, 사역도, 선교회의 모든 일도 이 믿음을 통해 최후의 승리를 얻으시고 다윗과 같은 고백을 드리
게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6월 23일 있은 14주년 감사예배 설교 요약)
 
* 바로 잡습니다.
지난 호에서 (그런가하면) 성도 즉, 구원을 받았더라도…는 셋째: 사역의 목표?에서 불신자와 대비되는 내용이었
기에 바로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