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묻는 그대에게 * 1 언젠가 겹치는 사업의 실패로 고통스러워하던 집사 친구가 풀이 잔뜩 죽은 목소리로 물어 왔습니다. “김 목사. 몇 십 년씩 신앙생활을 해도 부자로 살지 못하는 나는 그동안 잘못 믿은 것인가? 하고요. “누가 그러던가?” 물었더니 “구역장이 그러더군”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새벽에 조용히 머리 둘 곳도 없으시던 주님께 직접 여쭤 보라고 하게 나. 그리고 자식들 보기에 반 듯하게 살았으면 그것이 정말 잘 살은 것이 아니겠나?”라고 위로를 해 주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들의 영적 현실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정으로 부끄러운 것은 가난이 아닙니다.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진짜 부끄러운 것은 따로 있습니다.   첫째: 도덕적 중대 하자(瑕疵) 1. (내적) 수준 미달.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면 신분 상 높은 수준의 사람이 된 것입니다. 거기에는 그 수준에 요구되는 삶이 있습니 다. 율법생활입니다. 주님은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가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의 의보다 낫지 않으면, 너희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 5:20)하셨습니다. 율법을 구원의 수단으로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구원 받은 자로써 삶이 얼마나 고고해야 하는지를 말씀하신 것 입니다. 율법생활은 이를테면 ‘대학생 수준’입니다. 상식생활은 중고생 수준입니다. 비상식…그러니까 중고생 수준도 못 미치는 대학생이라면 그는 엉터리 대학생 입니다. 신앙의 목표는 거룩입니다. 아무리 성경을 읽고 싶어도 ‘촛불을 훔치는 것’은 곤란합니다.   2. (외적) 전도에 막대한 지장. 주님과 뒹굴며 생활하면서도 하나님을 보여 달라고 조르는 제자를 향하여 “내가 이렇게 오래 너희와 함께 있으 되 네가 나를 알지 못하느냐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요 14:9)하셨습 니다. 주님이 제자들과 함께 계신 것은 주님을 보면서는 하나님을 알 수 있게 하심에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하셨습니다. 우리를 세상에 보낸 것은 세상이 우리를 보면서 어느 정도는 하나님의 성품을 알 수 있도록 하시기 위함에 있었 습니다. 지금은 신용(신뢰)을 생명처럼 여기는 시대입니다. 복음이 아무리 기쁜 소식이지만 전달자가 누구이냐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비췰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좀처럼 믿음이 가지 않는 자가 전하는 복음을 믿을 사람이 있을까요? 주님이 눈물 흘려, 피까지 흘려가며 닦아 놓으신 ‘생명의 길’을 감히 우리가 가로 막다니…   둘째: 손해 본 흔적(痕迹)이 없는 것 본문은 우리가 좔좔 외우는 내용입니다. 5달란트와 2달란트를 받은 자는 2배를 남겨서 칭찬을 받았고, 1달란트 받은 자는 묻어 두었다가 큰 낭패를 보았 습니다. ‘묻어둔다’는 것은 ‘행함 의지가 아예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벌거벗고 나온 주제에 이만큼의 건강. 시간. 환경. 돈을 가지고 살았다면 따지고 보면 과분하게 받은 것입니다. 눅12장과 16장 부자들의 불행은 버림을 받은 것이고, 이유는 과분하게 받았으면서도 ‘사랑의 흔적 없음’에 없었 다는 것이었습니다. 순전히 ‘뺀질이 인생’이었습니다. 마치 참기름 바른 바둑알 같이…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 신분을 망각하고 수준 이하로 살면서 하나님나라 확장에 걸림이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 늙으막에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았노라”며 눈물, 콧물 흘리며 회고를 한다고 해도, 막상 하나님 눈에 차지 않 는다면 부끄러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