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묻는 그대에게 * 1 올해로 설립 15년을 맞으며 말할 수 없는 감격과 함께 문득 지난날에 대한 회고와 함께 조심스럽게 앞날을 전망 해 봅니다.   1998년 6월 22일. 안호선의 밑그림을 그리신 하나님께서는 메트로병원을 통하여 택하신 종들을 속속히 모으셨습 니다. 그리고 무섭도록 빠른 속도로 친히 세우신 계획을 추진해 나가셨습니다. 힘에 부치기는 했어도 “영혼구원이 그만큼 절박하셨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묵묵히 따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호스피스 사역의 기치 흔히 복지의 기치를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합니다. 하지만 호스피스 선교는 “무덤을 넘어 천국까지”입니다. 주님은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여 종노릇하는 모든 자들을 놓아 주려 하심이니..”라고 하셨기 때문입니 다(히2;15). 한 영혼으로 하여금 사선(死線)의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고 천국으로의 안착(安着)을 돕는 호스피스야 말로 글자 그대로 ‘땅 끝 선교’가 아니겠습니까.   열정 초창기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뭉클합니다. 당시 메트로병원 이사장님께서는 퇴근하시는 길에 만난 저에게 “ 목사님이 저보다도 병원에 더 오래 머무시는 군요”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한밤중에 임종자가 생기면 자다가도 달려가서 임종 순간을 지켜드리곤 하였습니다. 지금도 현장 투입 직전에 제 창하는 “나는 한사람의 영혼을 사랑함에 있어서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포기할수 있다”는 구호는 그때 제정된 것 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가지를 위하여 모든 것을 포기할 줄 아는 자에게 당신의 일을 맡기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섬김 경영 안호선의 주인은 개미들입니다. 어느 누구도 기득권을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직책이 있다면 오직 겸손히 섬김 을 위한 직분일 뿐입니다. 설립 당시엔 IMF로 온 나라가 고통 할 때였지만, 의미를 이해하신 많은 분들의 격려가 있었습니다. 이에 탄력을 받아 약 4년간은 병원비 전액을 납부해 드리는 소신(所信)을 펼치기도 하였습니다. 빈부를 떠나서 평생을 돈 걱정으로 살아온 것이 인생이기에 마지막 길에서만큼은 본질만 생각하시도록 돕고 싶었습니다(대납 금 약 2억 원). 지금 생각해 보아도 참으로 멋진 일이었습니다.   투명 경영 초기부터 복식 부기로 재무를 관리해 오고 있으며, 연 2회 공인회계사 및 전문인 감사를 받아 그 결과를 소식지 를 통하여 보고하고 있습니다(정기 감사는 수지내역까지 보고). 검소(儉素)와 투명(透明)은 저희들에게 신뢰를 보내주신 분들에 대한 마땅한 도리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습 니다.   쉼터 운동 사역을 시작한 직 후 깨닫게 된 것은 치유불가 선고를 받은 후, 엄청난 충격 속에 있는 이들이 안타깝게도 아무 런 보호 장치 없이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중심이 되어 쉼터 마련을 위한 천사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2년 만에 약 1,000평의 부지를 마련하였습니다. 당초는 2-3층 규모를 계획하였으나 기금 부족으로 우선 아담한 전원주택을 짓고 지금까지 주간 및 단기보호 형태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도약의 시기 지금은 완화의료법이 발효된 상태이며(2011.6.1) 건강보험상 적용을 위하여 몇몇 기관의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도화에 거는 기대 가운데는 호스피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일대 전환입니다. 즉 호스피스란 단지 죽음의 대 기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성은 유지되어야 하며, 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는 ‘전인적 돌봄’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으로의 전환입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은 우리에게도 도약(跳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회는 보다 ‘책임 있는 주체 ’가 되기 위하여 ‘사단법인 체제’를 갖추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호스피스 센터의 구축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추어서 로뎀나무를 중심으로 한 경기서남부 지역을 폭넓게 섬기기 위한 ‘호스피스센 터’를 구축하고 호스피스 운동을 통한 하나님나라 확장의 전진기지로 삼고자 합니다. 이를 위하여 그동안 유보되어 왔던 증축공사도 재개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천사운동에 참여를 해 주셔서 신청자(단체 포함)가 1월 말로 1,000여명에 달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는 여러 사정으로 후원을 장기간 중단하고 계신 분들이 계심으로 부득이 계수를 정비 한 상태 입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관심과 격려를 이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을 드립니다. 아울러서 지금까지 이 운동에 함께 해 주셨던 분들께서도 현 상황을 십분 이해해 주시고 다시 한 번 센터 구축에 힘을 더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의 저희 직원들도 ‘어려움에 함께하는 마음’으로 금년도 임금을 자진 동결하였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회고해 보건데 제가 이 길에서 받은 최고의 복은 ‘마음이 따뜻한 이들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받은 특별한 사명의 길에서 피차간 길벗이 된 것에 감사하면서 우리 역시 주님 앞에 서는 그날까 지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면서 함께 걸어 갈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