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묻는 그대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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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봉사는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 혹은 ‘세상을 따뜻하게 기억하게 한 사람’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숭고
한 봉사입니다. 그래서 ‘봉사의 꽃’이라고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토록 소중한 일이기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임상적 훈련
‘교회와 호스피스’에서는 지도자들의 호스피스 과정 이수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훈련 없이는 효과적 섬김이 어렵
습니다.
어느 분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지 포기를 종용 하라니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목회적 배려를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자칫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시간을 놓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근거 없는 희망을 주면서 끝까지 집착하게 하기 보다는 죽음 앞에 있는 고통(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을 이
해해 주면서 존엄성을 잃지 않고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도록 돕는 것이 한층 인간적이고 목회적일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를 위해서 임상적 훈련은 반드시 필요 합니다.
 
따듯한 마음
이제 본격적인 호스피스 교육의 계절이 왔습니다.
교육 동기를 들어 보면, 대개가
영적 빚을 갚으려고… 보람 있는 일을 하려고… 돌봄 기술을 배우려고… 심지어는 경력을 쌓으려고 참가하게 되
었다고 합니다. 그 어떤 동기이던 간에 의미는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마음입니다. 낮은데 처한 사람을 가엾게 여길 줄 아는 마음가짐은 모든
호스피스들의 기본입니다.
봉사를 오래 하거나, 장기 근무를 하다보면 자칫 의례적, 형식화 되어 가기가 쉽습니다. 이는 긍휼사역에 있어서
는 위기입니다.
저는 고참 봉사자들이나 스텝들이 그렇게 많은 시간들을 보내면서도 특히 안타까운 경우를 만나면 여전히 가슴
아파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과 존경의 마음을 더 가지게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긍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조건이 있습니다. 우리 역시 긍휼적 자질을 요구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본문의 부자는 하나
님의 ‘긍휼히 여기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평소 생활이 긍휼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아브라함을 아버지로 자연스럽게 부르는 것을 볼 때, 평소 그의 신앙생활은 매우 정상(?)이었을 것으로 생
각됩니다. 소위 능력도 있으니 신분에 어울리는 적당한 직분에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동체 안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신앙의 진정성은 공동체 밖에서 증명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밖에서 드러난 그의 진정성은 수준 이하였습니다.
눈앞의 나사로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던 그의 생활태도가 그의 믿음의 현주소를 여과 없이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 여기에서 증명되는 것은 ‘믿음과 행함’은 하나라는 것입니다(약 2:17, 26) 그럴듯해 보이던 그도 결정적인 순간
에는 ‘그의 믿음이 죽어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언젠가는 S대학 병원의 저명한 의사께서 방송에서 “그렇게 수많은 암환자들을 돌보면서도 정작 자신의 건강은
당연시 하면서 지내다가 어느 날 자신에게도 이미 암(癌)이 깊어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받은 충격은 실로 엄청
났었다”고 고백 하던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하지만 일방적 사랑은 하면 할수록 불행한 것입니다. 행함은 주님께 평가받는 믿음
의 필수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그가 좀 더 진실한 신앙인 이었더라면, 평소에 울고 있는 나사로가 눈에 밟혔어야 정상입니다(롬12:15)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7:7). 아멘.
 
(2013. 8. 26 있은 정기 기도회 설교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