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안호선 설립 16주년을 축하드리고 로뎀나무쉼터가 증축된 것에 대하여 축하를 드립니다. 증축되기 전에도

로뎀나무는 엘리야가 생명을 위협하는 아합 왕과 이세벨 왕비의 눈을 피해서 도망하다가 그 아래서 차라리 죽기

저는 모태신앙인입니다. 어머님와 아버님께서는 열심히 믿으셨고 교회에 충성으로 봉사하셨습니다. 그런데 저

어느 날. 하나님께서는 절망할 수밖에 없는 제게 하박국 3장 17-18절 말씀을 주셨습니다.

저는 난곡동이라고도 하는 서울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대방동에서 살다가 화재가

일어나는 바람에 화전민촌이라 불리는 난곡동으로 이사를 갔고 불교계통의 남강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기독교

서클이 없어서 친구 다섯 명과 함께 기독교서클을 만들었습니다. 에클레시아의 에클을 따서 작은 교회를 만들자

는 취지로 이름을 ‘에클’이라 지었습니다. 기독교 동아리로 서클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담당선생님이 계셔야 했

습니다. 선생님들 중에서 장로님 집사님들 외에도 교회 다니시는 분들이 꽤 계셨지만 하나같이 담당선생님이 되

기를 피하셨습니다. 불이익을 당할까 염려해서 이었겠지요. 전 그때 알았습니다. 타이틀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신앙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느 날. 한 친구가 자기교회(봉천동 성도교회)에서 모임을 인도하고 있었는데 자기가 받은 은혜를 나누는 중 소

개한 본문이 바로 합3장 말씀이었습니다.

사실 그날은 제가 친구들에게 “철야예배를 못가겠다”고 말을 하려는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아버님이 멱살 잡히는 모습과 빚쟁이들에게 별 욕을 다 듣는 모습을 보았고 또 어머님도 너무 힘들어하

는 모습을 보며 등교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도하고 싶지도 않고 예배도 참석하고 싶지도 않고 친구들 만나고 싶

지도 않은…… 왜 그런 날 있잖아요? 너무 내 인생이 힘들면 하나님과의 관계까지 막히게 되는 그런 상황이었어

요.

내키지는 않지만 약속을 했기에 몹시 지친 몸과 마음으로 교회를 찾아 갔습니다.

그날 그 친구가 말씀을 읽고 간증을 하는데 갑자기 그 말씀이 제 가슴에 다가 왔습니다.

“무화과~~ 지라도 난 여호와로 ~~기뻐하리로다”

당시 저는 이미 성경을 몇 독 했었기에 이 말씀도 분명히 보았을 텐데도 그 날은 제게 전혀 새롭게 다가 왔습니

다. 말씀을 듣는 순간 무릎을 탁 치게 되고 제 안에서는 영적인 회오리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밭에 먹을 것이 없고 외양간에 소와 우리에 양이 없어도…… ” 아무것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박국 선지

자는 “난 여호와로 인하여 즐거워 하리라 ”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표현되지는 않지만 저는 이런 표현을 해 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하나님으로 인하여”라고…

지금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나는 즐거워하고 기뻐하겠다. 왜? 구원의 하나님 때문에.

우리가 때로는 내키지 않고 우리 안에 너무 힘든 짐이 있어서 내키지 않을 때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역사하신

다는 것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말씀은 내가 믿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의 역사로 믿어지는 것입니다.

아무리 지식이 뛰어난 사람도 믿으려 해도 하나님의 성령이 역사해서 믿어지지 않으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그 말씀이 저에게는 믿어지는 거예요. 우리 집은 늘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림을 받아야만 했습

니다. 고등학교 내내 공납금을 제 때에 내지를 못했으니까요. 교무실로 불려가서 혼나고, 저는 교무실에 끌려가

서 손을 들고 서 있기도 했었는데 좋으신 하나님은 제가 외로울까봐 늘 제 곁에는 친구 한명을 붙여주셔서 외롭

지도 않고 덜 창피하게 해주셨어요. 보기에는 그렇게 안 생겼지요? 잘 자랐을 것 같지 않아요?

그렇게 어렵게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신학생이 되었습니다.

오늘 날 제가 안호선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NGO(휴먼 브리지)를 하면서 어려운 분들을 돕게 되고, 또 저희교회

가 복지관(율목종합사회복지관)운영하게도 되고, 관심을 갖고 장학사업을 하게도 되고, 가난한 외국도 돕고 하

는 것이 모두 고등학교와 신학교 시절에 받은 사랑의 빚을 조금 씩 조금 씩 나누어 갚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

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그분 한 분 계시면 결코 절망 할 것이 없다는 믿음이 생기니까

그 다음부터는 없어도 주눅이 들거나 자존감이 상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는 하나님이 계시고 그분이 나를 인

도하신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게 하셨고 오대양 육대주를 다니며 복음 전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하셨습니다.

꼭 선교사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세계 지도를 걸어놓고 오대양 육대주에 대한 선교의 꿈을 갖고 보니 등록금

도 못 내고 그랬던 상황 속에서도 소망이 생기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안양교회에서 목회를 하다 보니 어느 사이에 제가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복음을 전하고 있더라구

요. 선교사님들이 각처에 파송되어 해마다 방문 요청을 받는데도 못갈 상황이 되고 보니 “아~ 하나님 이게 무슨

은혜입니까?” 묻지 않을 수 없었고, 그때 하나님께서는 “네가 고등학교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품었지 않았

느냐?”라고 하십니다.

제게 하나님은 꿈대로 역사하시는 분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로뎀나무 쉼터에 이렇게 귀하게 역사하실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열악한 여건 가운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약한 분들을 돕겠다는 꿈과 믿음을 가지고 하다 보니, 하나님께서

여러 돕는 손길로 역사하시고 세워주시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승주 목사님 작년에 우리 교회 오셔서 간증을 하셨고 그 후 또 만나면서 “하나님께서 이때를 위해서 준비하신

분이시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성경을 보기 시작했더니 성경이 온통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 역사였습니다.

우리 인생이 부족하고 죄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

금 그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도록 능력을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천국 소망의 하나님’ 이십니다.

우리 인생은 언젠가 때가 되면 다 돌아 갈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마음속에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하나님이 계시지

않으신다면 그만큼의 불행한 인생도 없을 것입니다.

언젠가 저희 교회 장례식에서 평상시처럼 증거 하려고 하는데 하나님께서 갑자기 “너도 언젠가는 저 영정사진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는 깨달음을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올해 50입니다. 젊다면 젊은 나이이지요. 그런데 우리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언젠가는 저 영정 사

진 속의 주인공이 될 것은 확실한데 만약에 우리 안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는 저 천국

을 향한 소망이 없다면 얼마나 불행한 인생이 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이 소망을 이곳에 오시는 분들에게 불어 넣으시기를 축원합니다.

(설립 16주년 및 로뎀나무 증축 감사예배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