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평소에 믿음에 대하여, 소망에 대하여, 또 사랑에 대하여도 이야기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제일은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고전 13:13).

그런데 사랑은 어디까지나 관념입니다. 따라서 그 진위를 가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진짜 사랑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희생’

우리는 계산에 많이 익숙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희생이니 헌신이니 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합니다. 진짜 사랑은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만큼 희생할 것입니다.

사마리아인은 바람 쏘이러 나온 곳이 아니었습니다. 바쁜 일이 있어서 지나가고 있었고 특히 자신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절박한 현장을 피해 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가 평소에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는가를 그 한 순간에 알아보게 됩니다.

시간들여, 물질들여,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 든 희생 정신이 죽을 자를 살릴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행동하는 사랑’이었습니다.

앞서 간 이들도 그냥 지나 칠 명분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희생할 마음까지는 없었다’고 함이 좀 더 솔직한 이유일 것입니다. 평소에 외친 그들의 사랑이 현장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손해 볼 생각은 없는 남녀.

신앙은 가졌다면서 주의 뜻이 분명함에도 헌신할 마음이 없는 신앙인.

희생할 마음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불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데는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희소성과 내구성입니다. 즉 ‘어느 것이 오래가느냐?’로 분별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뜨거워도 조령모개식 감정 차원의 사랑이라면 누구나 다 하는 사랑입니다.

바쁜 길이었지만, 생명부터 살려 냈습니다. 응급조치를 마치고 어느 정도 급한 불은 껐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해 진 것은 아닙니다. 이젠 가던 길을 가야만 했지만 생명 사랑에 대한 의지가 바뀐 것은 아니였습니다.

: 35 에 “ 그 이튿날 그가 주막 주인에게 데나리온 둘을 내어 주며 이르되 이 사람을 돌보아 주라 비용이 더 들면 내가 돌아 올 때에 갚으리라”하였습니다.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주님도 요 13:1에서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하셨습니다.

주님의 제자 사랑이 진짜 인 것은 ‘끝까지’에서 보여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수료생 여러분

성경의 “사랑하라”는 권고사항이 아니라 명령입니다. 이빨이 튼튼해야 할 수 있는 것이 사랑입니다.

흔히 호스피스를 ‘자원봉사의 꽃’이라고 합니다.

생명을 돌보는 것이기도 하고, 그것도 ‘끝까지 함께하는 봉사’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떠나는 분들이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끝까지’에는 많은 인내가 필요합니다. 섬기다보면 짜증나는 때도 있고, 권태스러울 수도 있고, 벅차서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잘 참고 인내하면서 맡겨진 생명들에게 사랑다운 사랑. 진짜 사랑을 실천해 나가십시다. 지켜 보시는 아버지께서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