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송년 기도회. 한해 사역의 결산 날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이 날만큼은 상투적 감사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호스피스들은 무엇이 그리도 감사한가요?

1. 살아 있음

약 4:14에서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하셨습니다. 우리 가운데 내년 이맘때까지를 장담할 사람이 있을까요? 곰곰이 생각해 볼 때,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은 확실히 기적입니다.

메트로병원 호스피스 병동 재원 일자 평균 약 20일.

우리는 섬김을 통하여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봉사를 하다보면 가슴 아픈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얼마 전. 어느 분이 입원하는 날 “목사님! 저는 목사님 잘 알아요!”하셨습니다.

어디서 본 듯해서 물어 보니 타 기관에서 저에게 교육도 받고, 메트로로 견학도 다녀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환자로 뵙게 되네요“하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소천하신 손OO 님이셨습니다.

지금 우리는 제천 화재 사건으로 온 국민이 고통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지방으로 강의를 갈 때면, 졸음 방지를 위하여 집사람이 동행해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강의하는 2~3 시간 동안 목욕탕에서 대기하기도 했습니다. 제천 강의 때, 집사람은 화재가 난 바로 그 목욕탕에 들어 간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 아!...”

우리는 그냥 봉사만 하는 것인가요? 생각할일이 없던 가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지금 ‘살아 있는 것만큼’ 감사한 일은 없다는 것을 망각해선 안 될 것입니다

2. 쓰임 받음

세상이 속삭이는 복은 ‘쓰는 복’입니다.

하지만 성경이 귀 따갑게 강조하는 진짜 복은 ‘쓰임 받는 복’입니다.

한층 차원 높은 감사는 ‘쓰임 받음’입니다. 그래서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도다”(행전 20:35)고 하셨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짜장면도 얻어먹는 입장보다는, 사 주는 입장이 훨씬 복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받은 복’에 침이 마르도록 감사(?)를 외쳐 대지만, 주님은 복 자체에 대하여는 그리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받았다’는 그 복으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시행했느냐?를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보고 계신 것입니다. 축복에 개인적 의미는 없습니다. 축복에는 언제나 공동체적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즉 사명이 있는 것입니다(고전 4: 7). 시간도, 건강도, 그토록 웅켜 쥐고 있는 물질도 다 그렇습니다.

‘받은 복이 진심으로 하나님의 은혜 였다’고 생각된다면, 풍전등화 같은 민족의 위기 앞에서 조카 에스더를 향하여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은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에4:14)던 모르드개의 권고를 마음에 두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가장 불쌍한 사람은 ‘돈이 없거나 장애가 있거나’가 아닙니다.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 그래서 늘 불평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나름대로 직(간)접적으로 ‘쓰임 받고 있음’에 감사하십시다.

이번만큼은 상투(常套)가 아닌, 진심으로 감사해 하는 내용 있는 결산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