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4:7에서 “네게 있는 것 중에서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하셨고, 시 116:12에는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내가 여호와께 무엇으로 보답할까?”하셨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진심어린고백이라면 우리는 이를 구체화 시켜야 할 것입니다. 관련하여 몇가지 인생을 분류해 보면,

첫째) 불만 일색 인생

세상 평가 기준은 언제나 타인입니다.

‘내심 만족했다가도’ 조금 나은 남을 보면 내재해 있던 불평이 튀어 나옵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아주 교만한 사람. 도데체가 대책이 없으니 많이 불행한 사람입니다.

둘째) 감사 기조 인생

불만 일색은 삶을 황폐화 시킵니다.

하지만 삶을 긍정하며 사는 사람은 그만치 풍요로워 지는 것입니다.

베이직교회 조정민 목사님은 원래는 방송기자였습니다.

님은 세상을 문제의식 중심으로만 보다보니 자신은 황량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던 그가 교회에 열심인 아내를 만나러 교회를 방문하였다가 전격적으로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평안을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본격적으로 ‘참 평안은 주님 안에만 있다“는 소식을 전하는 일에 인생을 던진 목회자가 되고…

감사는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셋째) 사명 인생

고전 4:7에서 지적하신 것처럼 ‘현재 모든 것이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빚을 진 것입니다. 빚은 당연히 갚아야 합니다. 살아 있는 것이 은혜인 것을 안다면 아직 살아 있는 동안은 청산 작업이 끝난 것이 아닐 것입니다.

바울에게서 그 모습을 봅니다.

그는 노년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빚 청산의 대상을 찾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직 구원받지 못한) ‘헬라인이나 야만인..’으로 잡고 있었습니다.

로마에 가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평생을 주를 위해 살아왔습니다. ‘이젠 기력이 떨어 져 가고 있으니 세계적 휴양도시 로마에서 편한 여생을 보내야 겠다‘가 아니라, ‘남은 빚 청산하러 가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그를 노년에도 불구하고 상록수처럼 늘 푸른 인생이 되게 만든 것입니다.

흔히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고 합니다.

사명이 사람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삶에는 사명이 있습니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젊게 살 수 있습니다.

눈빛이 다르고, 말투가 다르고, 걸음걸이가 다릅니다.

강한 사명감은 나이와 상관없이 늘 푸름을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그런데 사명과 관련하여 역할에 대한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명은 김 목사가 받고, 우리는 협조자”라는 생각입니다. 이는 명백한 오해입니다.

얼마 전. 어느 분께 개인적 조언을 드린 후, 농담으로 “한턱 쏘세요”고 했더니 “한턱은 목사님이 쏘셔야지요”했습니다. “왜요?”하고 물으니 .“목사님을 돕고 있잖아요’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인식의 문제가 있어요”며 정색하며 주의를 환기시켜 드린 적이 있습니다.

미국 린든 대통령이 우주항공국(NASA)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마침 로비 바닥을 닦고 있는 청소부를 보게 되었는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좀 특이해서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물으니 “저는 지금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어요”고 기막힌 답을 하더 랍니다. “아!...”

그는 청소를 하고는 있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알고 있었습니다.

세상 기준으로 보면 청소부는 최고의 직업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분야가 합심하여야 비로서 우주선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를 생각하는 그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군대가 존재하는 이유는 승리입니다. 그런데 부대는 전방부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후방부대도 있습니다. 전투병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군수 물자를 공급하는 병참부대도 있습니다. 만일 후방으로부터 물자 공급이 차단되면 전투는 그것으로 끝입니다.

구령의 뜨거운 기도. 십시일반의 후원금. 한 방울의 땀 등이 한데 버무려져서 서로가 서로에게 동력이 되어 주는 곳. 이곳이 안호선입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하여 떠나는 분이 존재감과 삶의 의미를 찾고, 고달팠던 세상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떠나도록 도울 수만 있다면 이 보람을 그 어디에다 비유할 수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것이 무엇일까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이 들어감’ 입니다. 기회가 소멸되는 것 때문입니다. 생각하면 심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맥 놓고 지내서도 곤란합니다.

정작 부르시는 날 까지는 푸름을 유지해야 합니다. 여기엔 사명감과 확실한 소속감이 필요합니다. 저는 지난 1월 9일부터 화성서부복지관에서 ‘연필인물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소일꺼리가 아닙니다. 목표는 환우님들 얼굴을 그려 드리는 것입니다.

사진도 그렇게 좋아 하시는데 그림이라면 얼마나 좋아하실까?는 생각이 동기입니다.

제가 사명감으로 다닌다는 것은 전날 밤을 남양주 천마산기도원에서 지내고 다음날 아침 10시 교육에 참석한 것에서, 또한 4개월 코스에서 단 한번도 결석이 없었던 것에서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몇주 전. 그림공부를 마치고 나오다가 우연히 40년 전 동갑내기 직장 동료를 만났습니다. 어느 건물 관리과장직을 퇴임 후, “‘집에 있으니까 자꾸 눕게 만 되더라’면서 ‘소일꺼리로 복지관을 다닌다”하였습니다. 저에게 “별로 늙어 보이지를 않네요”는 인사에 “세월이 지나도 키가 자리지 않네요”는 웃음으로 덕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헤어지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같은 복지관을 출입해도 ‘소일꺼리로 다닐 수도 있고, 사명감으로 다닐 수도 있구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건강 주심 뿐 아니라, 건강의 의미 즉 ‘사명을 깨닫게 해 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그리고 ‘부르실 때까지 긴장을 놓지 말아야 겠구나’고 다시한번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뒤늦게 페이스 북을 시작하였습니다. 아들이 그러더군요. ‘40대 아들도 안하는 것을 칠순 아버지 하시느냐?’고요.. 역시 소일꺼리가 아닙니다. 호스피스 전도사 사명 때문입니다. 이는 협회 이사장직을 마치면서 공언한 바도 있습니다. 여생은 순수 전도사로 살고 싶다고...

이를 놓고 기도하는 중에 SNS 영역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스피스에 관심있는 250명 이상이 친구가 되었습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안호선. 화성호스피스 소식을 부지런히 나르고 있습니다. 자칫 매마를 수도 있어서 미숙한 그림 솜씨(?)이지만 간간이 섞어 가면서...

저라고 왜 속상한 일. 근심스런 일. 슬픈 일. 때로는 노년 특유의 우울감을 느낄 때가 없겠습니까? 하지만 그때마다 사명을 생각하면서 그것들을 덮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4월 16일에 제 페이스북에 아래 글을 올렸습니다.

‘오늘 새벽 4시 미명에. 그동안 로뎀나무에서 모시던 협력교회 장로님의 빙모 김OO님(86세. 여)을 보내 드렸습니다. 님은 주무시 듯 가셨습니다.

단숨에 달려 온 가족들. 시신을 수습하고 떠나면서 남긴 가족들의 말이 여운으로 남습니다. “목사님! 우리 어머님 마지막 길에서 호강하고 가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는 “목사님은 사명이시니까요”하며 알 듯 모를 듯한 인사를 하고 가셨습니다.

새삼 사역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탄생을 위하여는 조산부(助産婦)가 있어야 하듯이 죽음의 길에는 조사부(助死婦)(?)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누군가는 해야 할 마지막 길의 친구 사명! 하필이면(?) 주님은 이 부족한 종에게 그 일을 맡기셨습니다. 의미를 생각한다면 숨 고르기 조차 버거운 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4:2). 할렐루야 아멘!.

몇 친구들의 댓글이 있었는데 그 중 어느 페친으로부터

“고생하셨습니다. 목사님~^^”이라는 댓글이 왔습니다.

제가 이렇게 댓글을 남겼습니다.

“고맙습니다. 쓰임받고 있음에 그저 감격할 뿐입니다.

이것도 언젠가는 놓아야 할 때가 있음을 알기에 더욱 그러하지요^^“라고..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제게도 자식들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답니다.

‘어떤 자리, 어떤 일’을 했느냐‘가 아니라 ‘늘 푸르게 살다가 가셨다’라는 말입니다.

확실한 사명감과 소속감은 우리를 여전히 푸르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기왕의 인생. 바울처럼 늘 푸른 여생으로 지내 보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