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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극 초입에 그토록 겸손했던 사울도 성공자 대개가 그러하듯이 권력의 맛을 보게 되면서 그만 ‘교만의 덧’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불신과 불순종에 크게 실망하신 하나님은 2년 만에 왕의 소명을 거두셨습니다(삼상 15:17).
그 후, 소명과 무관한 생활을 38년이나 지속하다가 나이 80에 아들 요나단과 함께 불레셋과의 전투에서 패장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소명 없는 자의 삶!’
겉보기는 그럴 듯 해 보여도 정작 자신은 늘 피폐(疲弊)했을 것이고, 비극으로 마치는 것은 이미 정해 진 수순이었습니다.
사울이 죽은 후. 다윗은 나이 30세에 유다의 왕으로, 38세에 통일 이스라엘의 2대 왕이 되었습니다.(삼하 5:4-5).
그는 예술가였고, 용맹스러웠고, 시편의 절반을 기록한 문학가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가 보여준 ‘기다림의 미덕’입니다.
왕이 되기 전 그의 삶이란 거의가 아웃사이더였습니다.
소년 시절엔 목동으로 거친 바람과 들짐승들과 싸우며 살아야 했고, 골리앗 사건 후 잠시 영광을 누리는 듯 했으나 그 후 거의 도망자 신세로 살아야만 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기름까지 부으신 그를 유다의 왕이 되기까지 무려 10여년씩이나 ‘기다림의 훈련’을 시키셨습니다.
다윗이 사무엘에게 기름 부음을 받았다는 것은, 사울 왕을 물리치고 다윗이 왕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울은 알지 못했지만, 다윗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볍게 처신하지 아니하였고, 때를 기다리며 사울 왕 앞에서 찬양을 부르기도 하면서 정도(正道)를 걸었습니다.
인간적 생각이 앞섰다면, 호시탐탐 쿠데타의 기회를 엿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이 부르신 것’이니 언젠가는 반드시 그 날이 올 것임을 굳게 믿고. 여전한 섬김과 충성으로 묵묵히 기다림의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가 만일. 상황윤리(狀況倫理) 즉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윤리 의식을 가진 인물이었다면, 그렇게도 질색하시는 표리부동(表裏不同) 낙인이 찍히고 말았을 것입니다.
요셉도 그런 훈련을 받았습니다. 요셉에 대한 하나님의 기대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그는 마침 중동을 휩쓸던 극심한 가뭄을 맞아 야곱 가(家)를 애굽의 곡창지대로 불러 안전하게 보호하고, 일개 가족을 민족(民族) 규모로 융성케 한 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무사히 안착시키려는 구속사적 계획의 기반(基盤) 조성을 책임져야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토록 엄청나게 귀한 일을 아무나 사용하실 수 있었을까요?
당연히 가혹한 훈련과정이 따랐습니다.
우리의 시선이 꿈과 총리직에만 꽂혀서는 정말 곤란합니다.
진짜 메시지는 그의 인고(忍苦)입니다. 그가 경험해야만 했던 ‘기다림의 훈련’은 피눈물을 동반한 훈련이었습니다. 갑작스런 형제들의 살해 위기와 노예로의 팔림!, 해명조차 할 수 없는 누명! 믿던 자들로부터의 배신! 등은 하나같이 피눈물의 잔(盞)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때마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잘 참고 인내하여 끝내는 빛을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우리는 이미 하나님나라 최전선 군사로 기름부음을 받은 ‘호스피스’입니다.
우리의 일은 단순 봉사가 아닙니다. ‘절체절명에서 흔들리기 쉬운 영혼들의 무사 안착을 돕는’ 가히 천사가 흠모할 만한 일입입니다.
당연히 강한 훈련이 요구됩니다. 요셉과 다윗에게 요구되었던 ‘기다림 훈련’이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요구되고 있음을 결코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참빛교회 담임 시. 제자들에게 늘 강조하던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준비만 제대로 되어 있다면, 강원도 골짜기에 있더라도 반드시 찾아서 사용하신다. 세상에는 그만큼 준비된 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역설하곤 했습니다.
그 후, 하나님께서는 한낱 공동체 규모의 참빛교회를 최전선 사수부대 안호선의 초석으로 사용하심으로 저의 선언이 곧 자신의 뜻이었음을 입증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불확실성의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단절에 따른 어려움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실망스런 상황이라도 쉽게 속단하거나, 낙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터널 속에서도 안호선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요셉과 다윗이 바라보았던 바로 그 하나님을 우리가 얼마나 일념(一念)으로 바라볼 수 있겠는가?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를 향하여 세우신 ‘기다림의 훈련’이 모두 마쳐지는 날,
우리 앞에는 또다시 ‘놀라운 섬김의 장(場)’이 전개될 것입니다.
지금은 ‘기다림의 훈련 기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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