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보다 더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해서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수료하시게 된 것이 너무 귀하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들은 이 시대의 마치 ‘선한 사마리아인’ 같이 하나님의 자비를 베푸시는 분들입니다. 저도 기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는 우리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이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사람을 돕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 역시 앞으로 이 일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던 길에서 강도를 만난 사람의 현장을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은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는 현장을 피하여 지나가 버렸습니다.
다음으로는 레위인으로서 성경에 대해서 아주 박식하고 율법을 잘 준수하는 것으로 알려 진 사람이었지만, 그 또한 그 현장을 보고는 피하여 지나갔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에 ‘잘 믿는다’고 자타가 공인하던 두 사람 모두가 책임을 회피해 간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말과 생각으로만 익숙하게 되다보면 때로는 진정으로 어려움을 당한 사람을 놓칠 수가 있습니다. 머리로만 아는 지식적 신앙이나 배움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사마리아인의 마음’입니다.
이 시대의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기 위해서는 필수 3불이 있습니다.
이른바 3불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불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사마리아인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겼다’고 하셨습니다(눅 10:33).
그러니까 제사장과 레위인이 보고도 그냥 지나간 것은 알기는 잘 아는데 ‘고통 받는 사람을 불쌍히 여길 줄’은 몰랐던 것입니다.
남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 호스피스 사역의 출발입니다.
호스피스들은 말기 암 환우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봉사 한번 해 볼까?’ ‘한번 도와 볼까?’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불쌍히 여긴다는 것은 “compassion"이라고 하는데, ‘함께 아파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는 마음이 될 때, 진정한 ‘말씀 순종’도 가능할 것입니다.
둘째 불은 “불편을 감수하려는 자세”입니다.
사마리아인은 그를 불쌍히 여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반 죽게 된 그에게 다가 갔습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 기름과 포도주를 그의 상처에 붓고 응급 치료를 해 주었습니다. 기름과 포도주는 예측 불허한 여행길에서 필수품입니다. 그는 여행을 하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강도 만난 자를 위해 사용한 것입니다.
그리곤 자신의 말에 그를 태워 주막까지 데리고 갔습니다. 따지자면 그가 이렇게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강도 만난 자는 유대인이었습니다. 당시에 사마리아인과 유대인은 역사적으로 원수의 관계였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이 원수에게 조건없이 불편을 감수하고, 희생하면서까지 도와준 것이었습니다.
호스피스 사역은 불편한 사역입니다.
“긴병에 효자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얼마나 힘든 사역인지 모릅니다. 이런 불편한 사역을 하신다고 해서 어떤 금전적 유익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늘 칭찬만 듣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김승주 목사님과 동역자분들을 보면서 참으로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사람들이 영광받고 박수받는 자리에는 즐거이 갑니다. 하지만 불편한 자리에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이 불편한 자리에 자원하셔서 고통하는 영혼들을 돌보시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선한 사마리아인입니다.
셋째 불은 “불같은 열정”입니다.
사마리아인은 강도 만난 자를 응급처치 후 주막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를 주막에 안착 시킨 후, ”나는 계획된 일이 있기에 떠나지만, 비용이 더 들면 돌아올 때에 갚아 드리겠다”며 주막집에 계속 돌봄을 부탁했습니다. 그에게는 불쌍한 영혼에 대한 쉽게 식지 않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그 사랑을 지속하는데는 영혼사랑의 열정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호스피스야말로 불같은 영혼사랑의 열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임해야 하는 사역입니다.
사랑하는 수료생 여러분!
호스피스 사역은 ‘꺼져가는 한 생명을 돌보는 사역’입니다.
안호선은 이처럼 꺼져가는 한 생명을 돌보기 위하여 지난 수십년의 시간을 꾸준히 헌신해 오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수료생 여러분들도 그 대열에 동참하게 된 것입니다. 이 사역의 의미를 잘 이해하시고 이 시대의 ‘선한 사마리안인’으로 성공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